‘떼인 돈’ 불어난 보험·저축銀 충당금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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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인 돈’ 불어난 보험·저축銀 충당금 눈덩이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1.01.2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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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연체 대란’ 대비해 쌓아둔 돈만 4조원
여신 부실 우려되는데 정부 금융지원에 연체율 ‘착시’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코로나19 이후 여신 부실화를 우려한 보험사와 저축은행이 대손충당금을 늘리고 있다. 정부의 만기상환·이자유예 종료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연체 대란’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건전성을 확보하려는 의도다.

2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생명·손해보험사가 전체 대출채권에 대해 쌓아둔 대손충당금은 5063억원으로 전년 4303억원대비 17.64%(759억원) 늘었다. 특히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대손충당금은 2241억 원으로 전년 동기(1533억원) 대비 46% 증가했다.

대손충당금은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추정되는 대출을 비용으로 처리하기 위한 계정이다. 쉽게 말해 대출 실행 이후 못 받을 경우를 대비해 수익의 일부를 충당해 자본이 잠식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자금인 셈이다. 2금융권 대출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코로나19 이후 여실부실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생명보험사 빅3 중에선 삼성생명을 제외한 교보생명과 한화생명 모두 충당금 규모가 늘었다. 교보생명이 전년 같은기간(548억원) 보다 78%(429억원) 늘어난 978억원을 쌓았고, 한화생명도 673억원에서 700억원으로 4.0%(27억원) 증가했다. 손해보험사 중에선 메리츠화재와 DB손해보험이 각각 368억원, 363억원을 쌓아둬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해상(239억원) △한화손해보험(170억원)△KB손해보험(141억원) △하나손해보험(137억원) 순이다.

대출 수요가 몰린 저축은행 역시 충당금 전입이 늘었다. 79개 저축은행의 대손충담금은 3조5327억원으로 작년 3조7억원보다 17.47%(5320억원) 크게 불었다. 저축은행별로는 △OK저축은행(4488억원→5759억원) △SBI저축은행(2382억원→3161억원) △웰컴저축은행(2331억원→2669억원) △페퍼저축은행(1563억원→1773억원) △상상인저축은행(723억원→1186억원) △유진저축은행(777억원→1064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788억원→1035억원) 순이다.

2금융권 충당금 전입이 늘고 있지만, 연체율로만 보면 양호한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중 보험사 대출 가운데 1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비율은 전분기보다 0.02%포인트 줄어든 0.2%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역시 0.42%로 전분기 보다 0.06%포인트 낮아졌으며 기업대출은 전분기와 동일한 0.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 총 여신 연체율은 3.8%도 지난해 말과 비교해 0.1%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의 경우 5.87%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0.45%포인트 악화됐다.

다만 정부의 만기상환·이자유예 조치로 인해 실질적인 연체율이 어느 수준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2금융권의 대출 부담은 점점 더 높아지는 추세다. 작년 9월 말 기준 보험사의 가계대출 채권은 6월 말보다 1조5000억원이 증가한 12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도 29조5913억원으로 3개월 새 1조8267억원 증가하며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2금융권 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가운데,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려는 움직임”이라면서 “특히 정부의 금융지원 이후 여신 부실화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만큼 충당금을 쌓아 대응 수위를 높이는 분위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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