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투자 외면에 ELS 발행액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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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투자 외면에 ELS 발행액 반토막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1.01.2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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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로 증권사 발행 감축…개인 직접 투자도 늘어난 영향
국내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잔고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안정적인 수익률로 고액자산가들에게 각광을 받았던 ELS 발행 잔고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안정적인 수익률로 고액자산가들에게 각광을 받았던 주가연계증권(ELS)의 인기가 시들하다. 정부의 규제로 증권사들이 발행을 줄이고 있는데다, 과거보다 수익률이 높지 않아 개인 투자자들이 재투자보다는 직접 주식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어서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ELS 발행잔액은 3조1006억원으로 전년 같은 달(7조3039억원) 대비 4조2033억원(58%) 감소했다. ELS 월 발행액은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작년 3월 이후 2조~4조원대를 오가고 있다. 작년 5월에는 1조3000억원대까지 급감했다. 작년 1~2월만 해도 6조원, 2019년엔 최대 9조원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반 토막 난 것이다.

ELS 발행이 줄어든 배경으로는 주식 직접 투자 증가에 따른 수요 감소가 꼽힌다. 만기 전 조기상환 금액의 재투자가 ELS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증시 호황으로 투자자들이 상환 이후에도 재투자가 아닌 직접 투자로 이어져서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ELS상품은 조기 상환시 투자자들이 그대로 재투입하는 경향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증시상승으로 기준가(평가가격, 공정가격)가 이전 가입시기보다 높아졌고, 쿠폰 수익률도 낮아 투자자들의 재투자 매력이 현저히 줄어든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 규제로 인해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ELS 발행을 축소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금융당국은 DLS규제를 강화했다. 작년 7월 금융위원회는 증권사별 자기자본 대비 ELS, DLS발행 잔액이 50%보다 큰 경우 파생결합증권 부채금액 반영비율을 가중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ELS발행 잔고가 높았던 삼성증권과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잔고를 줄여왔다. 이들 증권사들의 지난해 12월 말까지 잔고 감소율은 각각 -45.9%, -27.2%, -42.3%을 기록했다. 평균치인 -27%보다 높은 수치다.

반면 조기상환액은 8조3023억원을 기록해 전년(7조9202억원)보다 4.8% 증가했다. 글로벌 증시 상승이 본격화된 지난해 9월 이후 월별 ELS 조기상환액을 살펴보면 6조~8조원에 달한다. 

ELS는 통상 3년 만기에 6개월마다 조기상환 심사를 실시한다. 이때 기초자산 지수 등이 일정 수익 구간에 들어가게 되면 투자자들은 조기상환이 가능하다.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ELS는 강세장보다는 박스권 증시에서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 실장은 “통상적으로 ELS는 박스권 안에 있을 때 수요가 높다”라며 “주가가 단기간 급등을 하게 되면 투자자들은 급락됐을 때, 원금의 절반 이상 손해 볼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다. 과거 사례를 봐도 주가 하락이나 횡보 시에 투자가 많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올해부터 고난도 금융상품 규제와 금소법이 시행되기 때문에 판매채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당분간 ELS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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