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 고령층 잇단 사망…노인층 우선접종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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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 고령층 잇단 사망…노인층 우선접종 괜찮나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1.01.20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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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확진 404명·지역발생이 373명…치명률 1.77%
노르웨이, 미국, 독일 등서 백신 관련 사망 사례 속출
“백신 신뢰 높이기 위해서라도 사전 대책 강구 필요”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진=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해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은 고령자 중심으로 이상반응 사례가 잇따라 보고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 정부가 요양병원 등 집단거주시설 내 고령자를 코로나19 백신 우선접종자로 분류하고 있기 때문에 일각에서 백신 보급 초반에 사망자가 속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백신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2월 말까지 관련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404명 증가한 7만3518명으로 나타났다. 전날(386명)보다 18명 늘어난 수치로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본격화한 이번 3차 대유행은 지난달 25일(1240명) 정점을 기록한 후 꾸준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시장과 은행 등 일상 공간을 고리로 한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는 데다 아직 바이러스 생존에 유리한 겨울철이고, 또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까지 유입되면서 확진 규모는 언제든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373명, 해외유입이 31명이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경북 상주시 BTJ열방센터 관련 확진자가 784명으로 늘었다. 또 서울 은평구 병원 3번 사례(누적 14명), 경기 성남시 모란종합시장(20명), 안양시 복지시설(10명), 수원시 복지시설(10명), 경북 포항시 은행(12명) 등 신규 집단감염 사례도 잇따랐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17명 늘어 누적 1300명이 됐다. 국내 평균 치명률은 1.77%다. 이달 초만 해도 1.4%대에 머물렀던 치명률은 최근 고령 사망자 수가 증가하면서 상승하는 추세다.

이처럼 고위험군 환자가 밀집한 시설에 집단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백신 접종을 시작한 나라에서 고령층 중심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의 고심이 깊어졌다.

현재 세계 각국의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사례를 보면 노르웨이에서는 화이자 백신을 맞은 고령자 3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에서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거주하는 산부인과 의사가 화이자 백신 접종 후 뇌출혈로 사망했고, 포르투갈에서는 의료진이 숨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독일에서는 건강에 이상이 없던 90세 여성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1시간 만에 숨졌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현재 정부가 발표한 우선접종권장대상자는 △의료기관 종사자 △집단시설 생활자 및 종사자 △노인(65세 이상) △성인 만성질환자 △소아·청소년 교육·보육시설 종사자 및 직원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 △50∼64세 성인 △경찰·소방 공무원·군인 △교정시설 및 치료감호소 수감자 및 직원 등이다.

이 중에서도 최우선 접종 대상자는 의료기관 종사자와 집단시설 생활자 및 종사자다. 집단시설 생활자 및 종사자는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에서 사망자가 다수 발생함에 따라 치명률을 낮추기 위해 최우선 접종 대상자로 고려되고 있다.

다만 요양병원 내 고령자들은 기저질환자가 많기 때문에 백신을 먼저 접종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백신을 맞으면 체내에서 면역 반응이 형성되는데, 신체가 이 면역 반응을 버텨내야만 항체가 형성된다. 하지만 고령층은 이 과정을 견디기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단지 코로나19에 취약한 기저질환자라는 이유로 무조건 백신을 접종할 것이 아니라, 임종을 앞두고 있거나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환자 등 백신 접종이 오히려 사망위험을 높이는 환자들을 미리 걸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노르웨이 요양병원에서 일주일에 약 280명이 돌아가시는데 고령자라고 백신을 접종하다 보니 겹치는 경우가 생겼을 수 있다”며 “국내에서도 말기 환자들이나 치료를 중단하신 분들 등 백신 접종으로 혜택보단 위험이 크신 분들을 미리 선별하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 사업 초기에 사망자가 속출하게 되면, 최근 불거지고 있는 백신 불신 현상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백신 불안감이 한층 높아진 상황에서 최악의 경우 고령자 사망사고로 인해 백신이 보급돼도 저조한 백신 접종률을 기록할지도 모른다”며 “백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고령자에 대한 철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하고, 특히 고위험군 환자 접종 전 보호자의 동의를 통해 접종 여부를 확실시해야만 한다”고 경고했다.

담당업무 : 제약·바이오, 병·의원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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