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받는 정수기 시장, 삼성도 진출…시장 지각변동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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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받는 정수기 시장, 삼성도 진출…시장 지각변동 초읽기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1.01.20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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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1서 첫 가정용 제품 ‘비스포크 정수기’ 공개
SK매직‧LG전자 등 대기업 영향력 커져 경쟁구도 재편
삼성전자 ‘비스포크 정수기’.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비스포크 정수기’.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삼성전자가 첫 가정용 정수기를 선보이면서, 정수기 시장의 경쟁구도가 재편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은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21’에서 가정용 모듈 정수기 ‘비스포크’를 공개했다. 이에 따라 최근 대기업 중심으로 변모한 정수기 시장의 변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그간 냉장고에 정수기를 탑재한 사례는 존재했지만, 직접적인 가정용 정수기를 출시한 바 없다. 해당 신제품은 오는 1분기 출시 예정으로, 전시회에 내보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출시계획까지 일괄적으로 공개했다. 이에 따라 기존 중견기업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정수기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SK매직은 기존 동양매직을 SK네트웍스가 인수함에 따라 설립됐다. 이에 따라 현재도 중견기업의 색채를 가지고 있는 반면, LG와 삼성은 자체적으로 정수기 시장에 진출한 만큼 대기업의 본격적인 공세가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아직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현대백화점(현대렌탈케어)도 지속적으로 입지를 확대하는 중이다. 

국내 정수기 시장은 연간 200만대, 3조원(업계 추정) 수준이다. 코웨이가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SK매직과 LG전자 등이 2위권을 형성한 모양새다. 쿠쿠와 청호나이스 등 중견기업들이 3위권에서 경쟁 중이다. 청호나이스의 경우 과거 코웨이의 뒤를 잇는 정수기 시장의 개척자 중 하나로 평가받지만, 현재는 대기업들에게 2위권을 내준 상태다.

현재 정수기 시장은 필터 사용 방식에 따라 역삼투압(RO멤브레인)과 직수형 정수기로 양분됐다. 역삼투압 제품군 점유율은 코웨이와 청호나이스가 주류를 차지하고 있지만, 직수형 정수기의 경우 SK매직과 LG전자의 약진이 이뤄진 상황이다. 역삼투압 정수기의 경우 별도의 필터 기술력을 확보해야 하지만, 직수형 제품의 경우 필터를 확보하기 쉽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역삼투압 제품은 통상 직수형 정수기보다 필터의 개수가 많아 순간적으로 많은 양의 물을 정수하기 어려워 제품 내에 물탱크가 탑재된다. 이에 따라 공간활용도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것이 특징이다. 직수형 정수기는 수로에서 끌어올린 물을 바로 정수해 마실 수 있다는 장점과 규격이 작다는 강점을 가졌다. 사실상 1인 가구와 가전 소형화 트렌드에 맞춘 제품군이라는 뜻이다. 

업계에서는 브랜드파워가 시장 변화를 불러온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시장에서 명성을 확보한 업체들도 대기업들의 브랜드파워에서 밀려 3위권으로 밀려난 바 있다”며 “단순 기술력으로만 놓고 봤을 때 업체별 차이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아 기존 업체들은 대기업들의 공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정수기 시장 진출은 관리 서비스 변수까지 가졌다. 대부분의 정수기 제조업체들은 별도의 관리 서비스 직원들을 채용했다. 이들은 정기적으로 소비자의 집을 방문하며, 제품을 관리한다. 삼성은 아직 직접적으로 관리 서비스에 대한 의사를 비추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출시한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의 경우 청호나이스와 교원웰스 등이 관리 서비스를 맡은 바 있어, 정수기 관리도 타 업체들의 협력 여부도 관심사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수기에 포함된 기술력은 필터 성능의 차이가 적어 사실상 마케팅에 지각변동이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정수기에 탑재되는 필터의 성능 차이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부가적인 인공지능, 음성인식 등이 기능만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며 “효율적인 마케팅을 펼칠 여력을 갖춘 대기업들의 공세를 막긴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기존 중견기업들이 도태될 가능성도 커졌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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