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이재현 장남 이선호까지…식품업계 ‘3세 경영’ 본격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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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이재현 장남 이선호까지…식품업계 ‘3세 경영’ 본격 시험대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1.01.1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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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빠른 트렌드에 대응 위해 세대교체
코로나19로 호실적 힘입어 승계 속도
CJ 장남 이선호, 1년4개월 만에 복귀
하이트진로, 박태영·재홍 3세 형제 경영
대상 임상민 전무, 올해 3월 등기이사 선임
농심과 삼양식품의 장남도 경영수업 받아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 임상민 대상 전무,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사진=각 사 제공.
(왼쪽부터) 박태영 하이트진로 사장, 임상민 대상 전무,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사진=각 사 제공.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최근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씨가 경영 전면에 다시 나서면서 식품업계 3세 경영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 식품업계 업종 특성상 변화에 민감하고 유행주기가 짧은 만큼 젊은 감각을 갖춘 세대 교체에 불을 당기는 모습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매출 증가 등 호실적을 내고 있을 때 경영 능력을 검증받기 수월하다는 점도 승계작업에 힘을 더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32) 씨가 복귀함에 따라 3세 남매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선호 씨는 전날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 부장으로 발령 받아 출근했다. 2019년 9월 마약 밀수 혐의로 구속기소 돼 업무에서 물러난 지 1년 4개월 만이다. 

지난해 2월 항소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자숙기간을 거치며 지난해 연말 정기 인사에서 복귀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누나인 이경후 CJ ENM 상무만 부사장 대우로 승진했다.

이선호 부장이 맡게 될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은 K푸드 세계화를 위해 해외 시장을 겨냥한 전략제품을 발굴하고, 사업전략을 수립·실행하는 역할이다. 이 부장이 미국 냉동식품업체 슈완스 인수 후 통합전략(PMI) 작업을 주도하는 등 미국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해외 경험이 풍부한 점을 고려해 회사 측이 해당 보직을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은 지난해 글로벌 시장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비비고만두’를 이을 차세대 K푸드 발굴과 함께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전략적 활동에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장은 미국 컬럼비아대 금융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해 바이오사업팀과 식품전략기획 1부장 등을 맡으면서 경영 수업을 받아왔다.

하이트진로는 오너 3세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이트진로 입장에서 테진아(테라+진로)가 대박을 내고 있는 현재, 사장으로 승진시킬 수 있는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12월 박문덕(71) 회장의 장남인 박태영(43) 부사장과 차남인 박재홍(39) 전무가 각각 사장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형제경영’ 초석을 다졌다. 

박태영 신임 사장은 지난해 주류 시장에 테라와 진로를 성공적으로 연착륙시킨 공을 인정받았다. 실제로 하이트진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74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4.2% 급증했다. 같은기간 매출액도 1조7397억원으로 17.8%증가했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매출 2조3200억원, 영업이익 2100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대비 13%, 139% 신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그는 2012년 4월 하이트진로 경영관리실장(상무)으로 입사한 박 사장은 영업 마케팅과 경영 전략을 담당해왔다. 박재홍 전무는 2015년 입사해 해외사업을 총괄하며 소주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지분 확보에서도 압도적인 박태영 사장의 경영권 승계는 무난해 보인다. 박 사장이 지주사 하이트진로홀딩스의 2대주주(27.66%)인 서영이앤티 최대주주(58.44%)로 있기 때문이다. 박재홍 부사장(21.62%)이 뒤를 이은다.

대상그룹도 임창욱 명예회장(72)의 두 딸인 임세령(45), 임상민(42) 전무가 2016년 나란히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차녀 임상민 전무는 지난해 3월 핵심 계열사인 대상 등기이사에 선임돼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대상홀딩스 지분율 36.71%를 보유해 최대 주주에 올라 있어 승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보수적인 기업인 농심의 3세 경영은 신동원(64) 부회장의 장남 신상렬(28) 씨를 중심으로 승계 구도가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신상렬 씨는 미국 컬럼비아 대학 졸업 후 외국계 회사 인턴 과정을 끝내고 2019년 3월 농심 경영기획팀 평사원으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전인장(58) 삼양식품 회장의 장남 전병우(27) 씨도 지난해 6월 이사로 승진하며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식품 기업 오너 일가 중 최연소 이사다. 당초 전 이사는 미국 컬럼비아대 졸업 후 외부에서 근무하며 경험을 쌓을 예정이었지만, 전 회장이 횡령 혐의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자 공백을 최소화하기 경영 수업을 앞당긴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신상렬 씨와 전병우 이사는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 위기 속 경영 시험대에 오른 3세들이 어떤 성과를 낼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일부 비도덕적 물의를 일으킨 3세의 행보도 지켜볼 대목이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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