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기업만 생존” 유통가 수장들, ESG경영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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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기업만 생존” 유통가 수장들, ESG경영 속도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1.01.18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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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사장단 회의서 “비전·전략 수립 시 ESG 반드시 고려” 주문
지난해 자원 선순화 프로젝트 이어 최근 정부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사업 참여
친환경 VIP제도 신설 등 정지선 현대百 회장, 2030비전 속 ESG경영 강화 포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직접 재래시장 홍보…모바일영수증·보냉백·전기차 등 적극
신동빈 롯데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각 사 제공.
신동빈 롯데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각 사 제공.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기업이 단순한 이유만 추구하는 시대는 지났다. 단순 매출·영업이익보다 얼마나 환경을 보전하며 수익을 창출하는지가 소비자와 투자자들에게 기업을 평가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질병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올해 ‘ESG경영’이 글로벌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앞글자를 딴 말로 기업의 비재무적 성과를 뜻한다.

이에 국내 유통업계 수장들도 기업과 사회의 지속성장을 위해 ESG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마트·슈퍼 등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고 한국에너지공단에서 시행하는 ‘2020년 건물에너지진단정보DB구축 사업’에 참여했다. 정부의 한국판 그린뉴딜 정책의 일환인 이번 사업에는 민간기업·상업시설로서는 최대 규모인 총 31개사가 참여했다.

롯데쇼핑은 15년 이상 된 전국 노후 점포의 에너지 효율 향상과 비용 절감을 위한 개선책을 마련했다. 앞으로도 에너지 전문가의 컨설팅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녹색 건축물 조성 등 탄소중립 실현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주재한 ‘2021 상반기 롯데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ESG 경영에 대한 전략적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ESG 요소는 비전과 전략을 수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며 “사회적 가치는 기업 생존 및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핵심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은지 어떤 사회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적극적으로 고민하자”고 주문했다.

지난해부터 롯데그룹은 ‘자원 선순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모든 사업 영역에서 환경에 대한 책임을 우선순위로 고려해 공생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한 중점 과제로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 구축 △친환경 패키징 확대 △식품 폐기물 감축을 실천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그룹 전 분야에 롯데만의 자원 선순환구조인 ‘5Re(Reduce, Replace, Redesign, Reuse, Recycle)’ 모델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역시 신년 첫 업무날 오는 2030년까지 ESG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ESG 경영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구현하고 그룹의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포부다.

사진은 현대백화점이 상시 진행하고 있는 '리사이클 캠페인'에 고객들이 참여하고 있는 모습. 헌 옷 등 재판매가 가능한 품목을 수거해 재판매하며 수익금으로 기부금을 조성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사진은 현대백화점이 상시 진행하고 있는 '리사이클 캠페인'에 고객들이 참여하고 있는 모습. 헌 옷 등 재판매가 가능한 품목을 수거해 재판매하며 수익금으로 기부금을 조성하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말 백화점업계 최초로 ‘친환경 VIP’제도를 신설했다. 안 쓰는 플라스틱 용기나 재판매가 가능한 의류를 가져오는 등 친환경 활동에 참여하면 VIP 등급을 부여하는 것이다. 또 현대홈쇼핑은 친환경 배송을 강화했다.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는 100% 종이 소재의 배송 박스를 의류 상품에 도입한 데 이어 배송 박스 내에 의류를 포장하는 폴리백(비닐 포장재)도 친환경 소재로 바꿨다. 올해 안에는 전체 패션 상품 배송에 사용되는 폴리백(240만장)의 절반가량을 친환경 폴리백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마트 공식 유튜브 채널 이마트 LIVE에 공개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재래시장 방문 영상. 사진=이마트 라이브 캡처.
이마트 공식 유튜브 채널 이마트 LIVE에 공개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재래시장 방문 영상. 사진=이마트 라이브 캡처.

최근 이마트 공식 유튜브 채널 ‘이마트 LIVE’에서 직접 지역 재래시장 홍보에 나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전남 해남군 인근 재래시장을 방문한 정 부회장은 표고버섯, 마늘 등을 구입하며 “여기는 직접 갖고 나와서 파시는 거니까 중간 마진이 다 없다”라며 “너무너무 신선하고 좋아요”라며 전통시장 장점을 소개했다.

신세계그룹은 ‘그린 신세계’라는 기치 아래 경영 전반의 친환경 시스템 구축과 사업 특성에 따른 환경 위해 요소를 최소화하고 자원의 효율적 이용, 지역 사회와 함께 실천하는 친환경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이마트는 2017년 일찍이 낭비되는 종이 사용을 줄이기 위해 ‘모바일 영수증 캠페인’을 실시해 유통업계의 친환경 트렌드를 이끌었다. 현재까지 캠페인에 동참한 소비자는 약 170만명이 넘고, 절감된 영수증 개수는 3억건에 달한다. 비닐롤백 사용량 감축, 무색·무코팅 트레이 도입 등 친환경 포장재 사용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공조·조명·에스컬레이터 등의 가동시간을 점포별 컨디션에 맞춰 30~60분가량 단축시키는 등 점포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소비를 줄여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실천하고 있다.

또 SSG닷컴은 이커머스업계에서 선제적으로 새벽배송용 보냉 가방 알비백을 도입해 배송 박스로 낭비되는 자원을 줄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현재 SSG닷컴 이용자 10명 중 9명이 알비백을 사용 중이다. 이로 인해 1년간 일회용품 약 1080만개를 절감했다. 배송에 이어 물류에서도 친환경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와 손잡고 지난해 11월 콜드체인 전기 배송차를 실제 배송 현장에 투입했다. 시범운영 이후 도입을 확대할 예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기업경영에 있어 친환경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일회용품 사용량이 급증해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친환경 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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