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산 개미, 공매도發 조정땐 줄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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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 산 개미, 공매도發 조정땐 줄손실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1.01.1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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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오는 3월 공매도 재개 여부 두고 ‘고심’
“대규모 손실 발생 우려” VS “증시 과열 지나쳐”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개인 투자자들이 금융당국의 공매도 재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스피가 3000선을 넘어선 가운데 공매도가 재개되면 주가가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주가 거품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공매도가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개인 투자자들이 ‘빚투’(빚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내세워 사들인 국내외 주식은 현재까지 무려 100조원에 달한다. 공매도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반발이 거센 이유다.

1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3월 15일까지 한시적 금지 상태인 공매도의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논의를 지속하고 있다. 공매도를 재개할지 안 할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재개한다면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도 검토 중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가 허용되면 시장이 결국 조정을 받아 그간 매수한 주식이 대거 손실국면에 진입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와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이달 15일까지 개인들이 순매수한 국내 및 해외주식 금액은 총 102조2000억원에 달한다.

하루 평균 8조원 어치를 사들인 셈이다. 특히 증권사가 주식을 사려는 고객에게 빌려주는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 14일 21조원을 넘어 역대 최대치였는데, 일부 증권사는 한도가 소진돼 더 빌려줄 수 없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증시가 지나치게 과열돼 있다고 말한다. 악재와 호재 가릴 것 없이 주가가 오르기만 해 실제 적정가격이 어느 선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주당 1만원인 A기업의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치자. 공매도가 있으면 주가가 한 번에 8000원으로 조정돼 주가에 손실이 바로 반영된다. 반면 공매도가 없다면 이러한 손실이 뒤늦게 반영돼 이후 신규 주주들마저 주가 하락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공매도를 반대하는 입장은 여전히 강경하다. 한국 주식시장에선 공매도의 순기능보다 폐해가 훨씬 크다는 것이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외국은 공매도가 다 있는데 왜 우리나라만 금지하냐고 얘기하는데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한국만큼 공매도의 폐해가 심한 나라가 없다”면서 “공매도 70% 이상을 외국인이 점유하고 있다. 공매도를 재개하려면 금융당국은 공매도 주체들의 수익을 조사한 통계부터 공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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