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파운드리 ‘쩐의 전쟁’…달리는 TSMC, 뒤쫓는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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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파운드리 ‘쩐의 전쟁’…달리는 TSMC, 뒤쫓는 삼성전자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1.01.17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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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1위 TSMC, 올해 설비투자에 30조원 투입
세계 미세화 공정 경쟁 치열…대형 팹리스 고객사 확보 ‘사활’
삼성전자, 종합반도체회사 구조상 투자금 분산…TSMC와 격차 벌어질 수도
삼성전자가 최첨단 EUV 시스템반도체에 3차원 적층 기술을 업계 최초 적용했다. 사진은 기존 시스템반도체의 평면 설계(왼쪽)와 삼성전자의 3차원 적층 기술 'X-Cube'를 적용한 시스템반도체의 설계. 사진=삼성전자 제공
대만 TSMC가 최근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약 30조원 규모의 시설 투자 계획을 공개하면서 삼성전자와의 파운드리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3차원 적층 기술 'X-Cube'를 적용한 시스템반도체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초미세화 공정 경쟁이 치열하다. 대만 TSMC가 천문학적 규모의 설비투자(Capex)를 예고하면서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역시 대규모 반도체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종합반도체회사(IDM)’인 만큼 파운드리 부문에만 자금을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이다.

17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TSMC는 최근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250억∼280억달러(약 27조∼31조원)를 올해 설비투자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집행한 172억 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올해 시장에서 전문가들이 예상한 설비투자액 추정치(190억∼200억달러)도 가뿐히 넘어섰다.

TSMC는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1위 기업이다. 지난해 이 시장 세계 점유율 54%를 기록했다. 2위는 17%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다. 양사 모두 반도체 미세화 공정을 도입하며 고객사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TSMC는 차세대 반도체 양산 공정으로 꼽히는 5㎚ 설비를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3분기부터 5㎚ 공정 양산을 시작했다. 해당 공정이 4분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TSMC가 이 같은 초미세 공정을 바탕으로 애플·AMD·엔비디아·퀄컴 등 대형 팹리스(반도체 설계회사) 고객사들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의 주문량이 크게 늘면서 대규모 투자가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TSMC는 이날 올해 설비투자의 80%를 초미세화 선단공정(3·5·7㎚)에 사용할 것이라고 공개한 만큼 추후 반도체 미세화 공정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5㎚ 이하 공정 수행을 위해 대당 1700억∼2000억원에 달하는 극자외선(EUV) 장비 매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TSMC의 이 같은 움직임이 최근 미세 공정 한계를 고백한 미국 인텔의 물량을 따내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인텔이 엔비디아와 경쟁할 개인 PC용 그래픽칩(GPU) 'DG2'를 만들 예정이며 이 칩은 TSMC 7㎚ 공정에서 만들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TSMC와 경쟁 구도를 그리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대규모 투자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목표로 13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2020년 총 시설투자액은 35조2000억원로 예상되며 이 가운데 반도체에 28조90000억원이 투자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이 같은 시설투자액이 분산돼 파운드리 분야 경쟁력이 TSMC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본다. 세계 메모리 1위 기업을 유지하면서 팹리스·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부분까지 투자를 집중하기 어려운 구조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2020년 반도체 시설투자 28조9000억원 중 파운드리와 시스템 반도체 등 비메모리 사업에 대한 투자액은 6조원 정도에 그친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올해 비메모리 사업에 대한 시설 투자를 작년의 2배인 12조원으로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 역시도 TSMC의 절반 수준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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