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라이벌’ 신동빈vs정용진, ‘오픈마켓’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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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의 라이벌’ 신동빈vs정용진, ‘오픈마켓’ 승자는?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1.01.18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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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SSG닷컴 대표 겸직 이어 SSG닷컴에 경쟁사 쿠팡·티몬 출신 임원 영입
오픈마켓 취급 상품수 늘리기 주력…수수료 면제 등 차별화로 셀러들 모집 나서
롯데온, 작년 4월 출범 동시 오픈마켓 병행해 성공적…상품 검수와 가격에 주력
(왼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오른쪽)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왼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오른쪽)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오프라인 유통공룡 총수이자 ‘숙명의 라이벌’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번에는 ‘오픈마켓’ 시장에서 진검승부를 펼친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유통계열사 통합 이커머스 ‘롯데온’에 이어 올해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도 오픈마켓 시장에 뛰어들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이후 온라인 쇼핑 비중이 늘어남에 따른 선택이다.

올해 신동빈 회장은 “롯데가 쌓아온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을 모두 버리겠다”며 온라인 시장 확대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정 부회장도 집무실을 서울 종로구 공평동 SSG닷컴 본사에 새로 마련할 정도로 온라인 관련 사안을 챙기는 중이다. 이처럼 오픈마켓 사업은 두 수장이 직접 공을 들이는 만큼 향후 누가 대결에서 승리를 거머쥐게 될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해 말 최영준 티몬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영입한 데 이어 연초 쿠팡에서 김일선 라이프스타일 총괄(상무)과 이베이코리아에서 이미연 인사 총괄(상무)을 잇달아 중용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외부에서 영입됐던 강희석 이마트 대표를 그룹의 이커머스 자회사인 SSG닷컴 대표에 겸직하게 해 업계 주목을 받기도 했다.

경쟁사 인재까지 적극 모시는 등의 그의 경영 전략은 그룹 내 온·오프라인 채널의 시너지를 내고 오픈마켓을 통해 온라인몰의 덩치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큰 그림으로 보인다.

오픈마켓은 여러 판매자가 모여 판매하는 온라인 장터다. 유통업체가 물건을 사 마진을 받고 소비자에게 되파는 직매입 쇼핑몰과 달리 입점업체에게 수수료(중개료)와 광고비 등을 받아 수익을 올린다. 쿠팡·G마켓·11번가 등이 대표적이다.

신세계가 뒤늦게 오픈마켓에 뛰어든 이유는 품목이 제한적인 직매입 쇼핑몰과 달리 오픈마켓에서는 다양한 판매자를 모아 상품력을 끌어올려 플랫폼 경쟁력을 키울 수 있어서다. 또한 상품 수 증가로 트래픽이 증가하면 광고 수익도 늘릴 수 있다. 실제 상위 오픈마켓 업체는 전체 매출 중 절반을 광고 사업으로 번다. 11번가의 경우 광고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 수준인 3000억원으로 추정되며, 이베이코리아도 매출 절반이 광고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SSG닷컴이 직매입 혹은 협력사를 통해 판매 중인 취급상품 수는 일반 오픈마켓에 비해 현저히 적다. SSG닷컴의 취급상품 수는 약 1000만개다. 반면 쿠팡(2억~3억개)과 G마켓(1억개)의 취급품목 수는 SSG닷컴보다 10~30배 많다.

따라서 SSG닷컴은 당장 취급상품 수를 늘리는 게 관건이다. 이에 입점 사업자(셀러)를 모집하고 있다. 판매자를 많이 모으기 위해 미리 입점하면 내년 1월까지 수수료도 면제해주고 3월까지 판매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이후 판매 수수료율을 평균 7% 수준으로 책정하고, 네이버 쇼핑검색 등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결제한 경우 제휴수수료 2%를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또 당월 판매액이 100만원 미만인 영세 판매자를 제외한 전체 판매자에게 각 월 9만9000원의 기본 판매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매출 연동 수수료를 받는 경쟁사들과 달리 낮은 수준이다.

당초 지난해 말 론칭하기로 했던 오픈마켓 서비스는 아직 보완 중에 있다. 올해 상반기 내 오픈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지난 4월 롯데온을 론칭함과 동시에 외부 판매자에 플랫폼을 개방했다. 당시 업계 우려가 컸지만, 1년 채 안 된 현재 성과는 성공적이다. 롯데온 론칭 4개월 만에 오픈마켓 비중은 20%로 늘어났고, 취급 상품 수는 현재 180개에서 2500만 개로 확대됐다.

롯데온은 올해도 오픈마켓 비중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취급 상품 확대 초점이라면, 올해는 상품 검수와 가격에 더욱 주력할 예정이다. 오픈마켓의 단점으로 꼽히는 판매자마다 천차만별인 가격과 허위광고 상품 노출을 막아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다.

롯데온보다 일찍이 진출해 매년 급성장하며 이미 인지도를 쌓은 SSG닷컴과 SSG닷컴보다 한발 앞서 진출한 롯데온 중 누가 오픈마켓에서의 승기를 잡을지 주목된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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