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돌입한 이스타항공, 회생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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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돌입한 이스타항공, 회생 가능성은?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1.01.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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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신청…19일 첫 심문기일
회생계획 인가 전 공개매각 방침…기각 시 파산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불발 이후 재매각에 난항을 겪던 이스타항공이 결국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했다. 회사는 법원 주도의 공개 매각을 통해 새 인수자를 찾겠다는 계획이지만 법원이 이스타항공의 회생을 승인할지 미지수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는 오는 19일 이스타항공의 회생 신청 심문기일을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15일 오후 4시를 기점으로 이스타항공에 변제금지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그 전날 이스타항공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은 회생 개시 전까지 채권자들이 이스타항공의 자산을 함부로 가압류하거나 팔지 못하게 하고 모든 채권을 동결하는 조치다. 법원은 변제금지 보전처분을 발령하며 계속적이고 정상적인 영업활동에 대한 상거래채권 변제는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이스타항공은 법원이 회생 개시 결정을 내리면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통해 법원 주도로 공개 매각 절차를 거쳐 인수 후보자를 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때 정해진 인수 후보자가 투자하는 인수 대금으로 채권을 변제하게 된다.

당초 이스타항공은 인수 우선협상자를 정한 뒤, 법원에 기업 회생을 신청하려고 했으나 인수 의향을 보인 기업들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자 방향을 선회했다. 해당 기업들은 1700억원 이상의 각종 미지급금과 노사 갈등 등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스타항공 측에 인수 의향을 보인 기업은 호남 기반의 건설업체 1곳과 금융업체 1곳, 사모펀드(PE) 2곳 등 총 4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법원의 공개 매각 시 추가 후보자가 더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법원이 이스타항공의 회생을 승인할지는 미지수다. 통상 법원에 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게 인정돼야 회생 개시 결정이 내려진다. 만약 법원이 이스타항공의 회생개시를 기각하면 이스타항공은 임의적 파산선고를 받게 된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재무위기를 겪고 있다. 자산은 지난 5월 말 기준으로 550억9000만원, 부채는 2564억8000만원이다.

지난해 3월부터 전 노선 운항이 중단된 ‘셧다운’ 상태를 이어가고 있으며, 5월에는 운항증명(AOC)도 정지된 상태다.

지난해 9월엔 600명 규모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시행됐고, 최근에는 사무실 임대와 정비 자재 계약까지 만료되며 서울 강서구 본사도 김포공항 국내선 지점으로 옮긴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이 회생절차에 들어간 뒤 새 인수자를 찾더라도 경영 정상화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화물 운송으로 흑자를 기록 중인 대형항공사(FSC)와 달리 저비용항공사(LCC)는 코로나19로 여객 수요가 급감해 지난해부터 적자를 기록 중이다.

또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내년부터 진에어를 필두로 한 통합 LCC 3사가 출범하는데, 이 경우 이스타항공이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는 더 어려워진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선 이스타항공이 공개매각을 통해 새 인수자를 찾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지만, 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인정을 받지 못하면 파산이 불가피하다”면서 “법원 판단에 따라 회사의 운명이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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