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시장 호황에도 줄짓는 상장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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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시장 호황에도 줄짓는 상장철회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1.01.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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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이후 6곳 상장예비심사 철회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올해 대형 IPO가 줄줄이 대기 중인 가운데 상장철회를 결심하는 기업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올해 IPO(기업공개)가 예고된 대어급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상장 철회 기업들도 잇따르고 있다. 상장 예비심사를 받는 도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사업이 부진하거나 실적이 악화되는 기업들이 늘어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악화 등을 이유로 패스트파이브, 캠시스글로벌, 에이피알, 제이에스글로벌, 애니원,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등 6개사가 IPO를 철회했다. 

먼저 국내 공유오피스 기업인 패스트파이브는 지난달 16일 상장을 철회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증가하면서 건물 공실률이 높아지고, 실적이 부진한 데 따른 결정이다. 특히 높은 부채비율이 발목을 잡았다. 이 회사는 임대한 건물 자산이 부채로 인식되면서 부채비율이 2000%에 육박했다.

캠시스도 휴대폰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회사로 상장을 목표로 지난해 6월 특수목적회사(SPC)인 캠시스글로벌의 상장을 추진해왔다. 당초 올해 상장을 계획했지만 코로나19로 해외법인의 현지 실사가 불가능해지면서 상장을 보류했다. 기업가치를 높이 평가받지 못한 것도 이유로 꼽힌다.

화장품 유통기업인 JS글로벌은 지난달 18일 코스닥본부에 신청했던 상장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JS글로벌의 상장철회는 사업구조상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것이 독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는 140여개 브랜드와 약 3000여개 SKU(운영상품수)를 중국과 아시아 권역에 유통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수출에 타격을 입으면서 지난해 매출이 전년의 절반 수준(5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애니원은 모바일 제품에 쓰이는 방수 충격 테이프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는 기업으로,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9월 상장예비심사까지 통과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악화를 이유로 상장 계획을 접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면서 2·4분기 주요 거래처인 삼성전자 멕시코·인도 모바일 공장이 폐쇄됐고 이는 애니원의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여기에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무역 제재 강화도 애니원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상규 애니원 대표는 주주들에게 서한을 통해 “(실적 부진과 악화된 환율 추세로) 상장 절차를 지속해야 할지 여러 고민을 했다”면서 “현재 실적으로 상장을 진행하면 제대로 된 기업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것으로 판단, 부득이하게 상장을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개인 투자자의 시장참여가 활발해지면서 공모시장에도 자금이 대거 쏠렸다”며 “올해도 LG에너지솔루션, SKIE테크놀로지, 카카오뱅크, 쿠팡 등 규모가 큰 기업들이 시장에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에 중소형사 입장에선 대형사의 상장 일정에 신경 쓰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투자가 아니라 기업의 잠재 가치를 확인하는 ‘옥석 가리기’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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