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CEO 전격 교체, 삼성전자 파운드리 수주 변수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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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CEO 전격 교체, 삼성전자 파운드리 수주 변수 되나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1.01.1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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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맨’ 기술통 팻 겔싱어 복귀… 반도체 기술 리더십 복귀 천명
종합 반도체 패착, 미세공정 경쟁력 잃어… 파운드리 확대 가능성
경쟁자 AMD는 TSMC 외주… 인텔 핵심칩 외주 삼성·TSMC 고심
인텔의 최고경영자(CEO) 전격 교체가 삼성전자 파운드리(위탁생산) 수주에 새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제공
인텔의 최고경영자(CEO) 전격 교체가 삼성전자 파운드리(위탁생산) 수주에 새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인텔의 최고경영자(CEO) 전격 교체가 삼성전자 파운드리(위탁생산) 수주에 새 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CEO 교체가 인텔의 향후 파운드리 사업 전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인텔은 자사의 핵심 반도체 칩 외주생산 업체를 두고 삼성전자와 TSMC 중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VM웨어 CEO인 팻 겔싱어를 영입했다고 지난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인텔은 “팻 겔싱어가 인텔에 대한 깊이 이해하고, 과거 기술 혁신을 주도했던 만큼 중요한 변곡점에서 적합한 인물이다”며 “중앙처리장치(CPU) 변화와 XPU(아키텍처) 리더십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인텔의 이번 CEO 교체를 실적 부진에 따른 경질로 보고 있다. 다음달 15일 사임하는 밥 스완 CEO는 2019년부터 인텔을 이끌어왔다. 인텔 합류 전 HP 엔터프라이즈 서비스, 이베이에서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았던 재무 전문가다.

새로 선임된 팻 겔싱어는 전임자와 달리 엔지니어 출신이다. 겔싱어는 18세 때 인텔에 입사해 30년간 근무해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오른 기술 전문가다. 2009년 인텔을 떠나 10여년 만에 고향으로 복귀한 것이다.

인텔이 재무 전문가를 경질하고, 자사 출신의 기술 전문가를 수장으로 내세운 것은 현재 인텔의 위기와 관련 깊다.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했던 인텔은 최근 엔비디아에 시가총액 순위에서 밀렸다. 또한 자신들보다 한참 뒤쳐졌던 AMD에게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는 상황까지 몰렸다. 미국의 행동주의 헤지펀드 서드포인트가 지난해 말 인텔 이사회에 서한을 보내 인텔에 대대적인 개혁을 촉구할 정도다.

인텔은 현재 직면한 위기를 재무적 판단 부재보다는 기술 부문의 전략 실패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시장은 과거 인텔의 범용 제품이 널리 쓰이던 방식에서 다양한 종류의 맞춤형 제작 반도체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자신들에게 최적화된 반도체를 설계·제작하는 트렌드로 바뀌고 있다.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칩 개발을 발표하고, 인텔과의 협업을 줄이는 게 대표적 예다.

인텔은 이러한 기술 트렌드 변화를 따라가지 않고 종합 반도체 전략을 고집했다. 그 결과 인텔은 최근 10나노(㎚) 기술 이후 미세공정 개발에서 정체돼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삼성전자, TSMC 등 파운드리 기업이 5나노 이하 미세공정 기술을 갖춘 것과는 확연한 차이다. 인텔을 맹추격하는 AMD는 일찌감치 외주생산을 TSMC에 맡겼다.

이에 업계에서는 인텔이 과거 50년 역사에서 외주 생산을 거의 이용하지 않은 전례를 깨고 파운드리 업체와 협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서드포인트도 지난해 “인텔은 제조부문에서 TSMC와 삼성전자 등에 비해 뒤처졌다”며 “설계·개발부터 제조까지 이어지는 수직통합적인 사업 모델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인텔 또한 자사의 반도체 칩을 TSMC와 삼성전자에 위탁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조만간 위탁 생산 업체와 규모를 결정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새로운 CEO를 중심으로 파운드리 협업을 강화할 수 있다”며 “최근 엑시노스 2100을 통해 5나노 미세공정 기술력을 보여준 삼성전자의 수주 가능성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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