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경고에도 실탄 채우는 동학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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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 경고에도 실탄 채우는 동학개미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1.01.1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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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예탁금 72조 돌파...새해 6.8조 급증
연초부터 신기록 행진..."빚투 당분간 지속"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주식 투자자의 유동성이 끊임없이 증시로 쏠리고 있다. 지난해 증시로 100조원을 훌쩍 웃도는 '머니무브'가 발생한 가운데 새해 들어서도 개인의 유동성 유입이 급증세를 유지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증권계좌 예탁금은 지난 11일 기준 72조3212억원을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70조원대를 돌파했다.

개인투자자의 증권계좌 예탁금은 지난해 27조3932억에서 65조5227억원으로 139% 급증했다. 새해 들어서도 급증세가 계속돼 6거래일만에 약 6조8000억원이 늘었다. 하루에 1조원 이상 증가한 셈이다. 특히 코스피 지수가 장중 3200선을 돌파했던 11일에는 전일 대비 5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새해들어 전날까지 7거래일동안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쳐 역대급인 10조6000억원을 순매수했다. 3거래일 전인 지난 8일 개인이 사상 최대치인 4조5000억원을 순매수한 만큼 12일 기준 예탁금이 일시적으로 크게 줄 수 있지만 예탁금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빚내 주식투자(빚투)'도 급증세를 보이며 과열 양상도 보이고 있다. 1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511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서만 6거래일새 1조2897억원이 늘었다. 지난해말 '신용대출 조이기'에 나섰던 은행권이 새해들어 신용대출을 재개한지 4일만에 잔액이 4500억원 증가했는데, 이중 상당부분이 주식이나 암호화폐 등 자산시장으로 흘러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학개미의 '실탄'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유동성의 증가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총통화(광의통화·M2)는 3150조5000억원으로 2019년말 2912조4000억원보다 238조1000억원(8.1%) 늘어났다. 10월에만 전월 대비 35조원 늘어나며 통계 작성 이래 두번째로 높은 증가 폭을 보였다.

순매수와 예탁금의 증가세가 함께 펼쳐지는 이례적인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개인들의 강한 매수세에도 고객예탁금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점"이라면서 "향후 개인들의 매수세는 유동성을 발판 삼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개인투자자가 주도하는 시장이 당분간 이어지는 가운데 단기과열, 개인투자자의 막대한 증시대기자금간 공방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과열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한 만큼 언제든지 변동성 장세가 연출될 수 있겠으나 막대한 증시 대기 자금이 대기하고 있어 낙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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