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 깨서 주식 산다… 예금잔액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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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깨서 주식 산다… 예금잔액 뚝뚝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1.01.1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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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열흘 만에 은행 요구불예금 19조6천억 빠져나가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증시 열기가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새해 들어 약 20조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시중은행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지난 11일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476조3487억원으로 지난해 말 499조3309억원 대비 19조5870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12조1552억원, 12월 16조3500억원 등 2개월 연속 잔액이 증가한 것과는 대비된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된 지난해 2월부터 7월과 10월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지난해 11월 12조1552억원, 12월 16조3500억원 등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던 것이 약 열흘 만에 20조원이나 급격히 줄어든 것이다.

요구불예금은 수시입출금 예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 등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한 자금이다. 0.1% 수준의 금리로 이자이익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유동성을 갖춰 통화성 예금으로도 불린다. 

같은 기간 4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도 1조3279억원 감소한 497조6498억원을 기록했다. 만기가 도래한 예금을 재가입하지 않거나 중도해지 등을 통해 목돈을 빼낸 경우가 많았다는 의미다.

금융권에서는 이처럼 빠져나간 돈의 상당부분이 최근 고공행진 중인 주식 시장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코스피 지수를 보면 새해 첫 거래일 2900을 돌파한 데 이어 5거래일 만에 사상 최고치인 3260을 장중 기록하기도 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1일 4조5000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새해 7거래일 만에 코스피·코스닥 양대 시장에서 10조원 이상 주식을 사들였다. 증시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도 이날 기준 70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한편, 은행 예금 외에 대출을 통해 투자금을 마련하는 이른바 ‘빚투’ 열풍까지 거세지자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빚투 등은) 추후 하락장으로 인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대량의 반대매매를 발생시켜 손실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라며 투자자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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