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세계 수주 1위에도 감원 칼바람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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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세계 수주 1위에도 감원 칼바람 ‘여전’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1.01.1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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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선방에도 장기간 이어진 불황 탓에 인력 대비 일감 감소
대우조선, 이달 희망퇴직…삼성重, 2016년부터 상시 접수 중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 2도크 전경.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 2도크 전경.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지난해 전세계 선박 수주 1위를 달성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전체 발주량 가운데 절반 가까이 수주하며 저력을 과시한 것이다. 하지만 장기간 이어진 불황 탓에 인력 대비 일감이 줄어들면서 연초부터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13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전세계 선박 발주량 1924만CGT(738척) 가운데 819만CGT(187척)를 수주해 중국을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랐다. 

이로써 지난해 한국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43%(819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2019년보다 33.9% 줄었지만, 이 중 한국만 선방했다는 평가다.

이러한 실적은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진 수주 릴레이 덕분이다. 지난달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전 세계 발주량의 73%에 해당하는 물량을 쓸어담았다. 선종별로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실적을 견인했다. 한국은 지난해 글로벌 선사가 발주한 대형 LNG운반선(14만㎥ 이상) 49척 중 36척을, VLCC 41척 중 35척을 수주했다.

다만, 선방한 수주 실적에도 조선업계에는 연초부터 인력 칼바람이 불고 있다. 불황이 장기간 이어진 탓에 인력 대비 일감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5일까지 사무직·생산직 직원 중 1975년 이전 출생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신청자에게는 정년까지 남은 기간에 따라 위로금, 재취업 지원금을 준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월에도 정년이 10년 미만인 사무직과 생산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회사는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수주 부진에 따른 선제적 대응이라는 입장이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은 2014년 이후 줄곧 수주 목표치 달성에 실패했다. 지난해에도 54억10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수주 목표인 72억1000만달러의 75% 수준에 그쳤다. 

삼성중공업도 2016년부터 상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회사는 당시 조선업 불황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자구안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이후 현재까지 인력 감축을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해 수주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연간 목표인 84억달러 가운데 55억달러를 수주해 65% 달성에 그쳐 조선 3사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이 전세계 수주 1위를 차지했지만, 회사별 수주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 경영상 지장이 생기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면서 “올해도 연내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내년 역시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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