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빚투에 대출문 잠그는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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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빚투에 대출문 잠그는 증권사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1.01.13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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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키움증권, 신규 대출 중단 및 한도 축소
“대출 한도 이상으로 수요 늘어난 영향”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랠리를 이어가자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투자에 나서는 일명 ‘빚투’ 규모도 폭증하고 있다. 증권사에선 넘쳐나는 대출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신용융자를 중단하는 사태마저 속출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국내 증시에서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20조5111억원으로 전날(20조3221억원)보다 1900억원 더 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별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에서 10조3706억원, 10조1404억원으로 전날보다 각각 950억여원씩 늘었다.

신용융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일종의 대출이다. 통상 증시가 오르거나 전망이 좋으면 신용융자도 동행하는 경향이 짙다. 특히 지수가 3000선을 넘어설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이자 추격 매수, 추가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전체 신용융자 잔고도 대폭 증가했다. 여기에 상승장에 소외되지 않으려는 개인투자자들까지 주식투자에 뛰어들면서 신용잔고 급증에 힘을 보탰다.

당장 증권사에선 비상등이 켜졌다. 증권사의 신용융자는 자기자본 한도 내로 제한돼 있어, 넘쳐나는 대출수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출 여력이 소진되자 신용융자를 중단하는 증권사들도 쏟아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부터 신규 신용융자 매수를 중단한다. 삼성증권은 앞서 지난 7월과 9월 12월에도 신용융자 거래를 중단한 바 있다.

키움증권도 재차 대용 비율 조정을 통한 한도 관리에 나섰다. 키움증권은 지난 11일 공지를 통해 융자비율을 75%에서 70%로 줄이고 보증금률에 따라서 현금과 대용을 각 5%씩 줄이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앞서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도 지난해 하반기 중 신용융자 신규 약정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빚투’ 폭증에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향후 주가 하락에 대응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대거 손실을 경험할 수 있어서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위기와 최근 주식 투자 수요 증가에 대한 소고’ 보고서에서 “신용 융자를 통한 주식 매수는 주가가 상승하면 시장 수익률 대비 초과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면서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차입을 통한 주식 매수는 반대매매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단기 주가 급등은 이후 단기 반전의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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