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지표 줄줄이 과열 경고등…"변동성 확대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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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지표 줄줄이 과열 경고등…"변동성 확대 대비해야"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1.01.12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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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올 들어 10조 폭풍매수 ...전문가들 "이쯤되면 과열"
거래량·거래대금 기록적 폭증..."유동성 실탄이 폭탄될 수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50포인트(0.71%) 내린 3,125.95에 거래를 마친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50포인트(0.71%) 내린 3,125.95에 거래를 마친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한국 주식 시장에 과열 경고등이 켜졌다. 주요 지표들 곳곳에 이상 징후가 감지되고 전문가들의 경고도 쏟아지고 있다. 빚까지 동원해 대거 투자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이 향후 높은 변동성에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다.

실물경기와 괴리된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푼 돈이 증시로 쏠리면서 자산시장이 버블 폭탄을 끌어안고 있는 형국이다.

개인투자자들은 12일, 조정장에서도 2조원대 순매수에 나서 올들어 이날까지 10조원 넘게 주식을 쓸어담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개인은 4조4921억원을 순매수했다. 일별 기준 사상 최대 규모였다. 직전 최고 기록(2020년 11월30일·2조2206억원)의 2배를 넘는다. 올해 들어 전날까지 개인은 6조2380억원이나 주식을 사들였다.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부동산 규제로 대출은 여의치 않고 집값이 폭등하며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진 젊은 층이 주식 투자에 몰린 영향이다. 

특히 개인들은 전날 기관들이 차익 실현을 하며 매도세를 나타냈음에도 주식을 사들이며 기관과 맞붙었다. 개인투자자들의 엄청난 매수세 덕분에 아직 지수는 버티고 있다. 

그러나 주가 변동성은 갈수록 커질 거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전날에도 주식시장은 기록적인 변동폭을 기록했다. 하루 변동폭이 170포인트에 달했다.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하 듯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 변동성 지수(VKOSPI)는 전날 35.65까지 올랐다. 지난해 6월18일(37.30) 이후 최고 수준이다. 강세장에서 변동성지수가 상승하는 것은 주가 상승 속도가 그만큼 가파르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기관이 확실하게 매도세를 보인 건 증시가 단기 과열 국면에 접어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신호”라고 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도 70조 원 가까이 돼 앞으로도 이런 급등락이 반복될 수 있다”고 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 폭증세도 심상치 않다. 

지난 11일 코스피 거래대금은 44조69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20조원 내외에서 두 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금투업계에서는 통상 단기 급등 이후 거래량 급증을 단기 고점으로 해석한다. 여기에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한 신용융자잔고와 120%에 달한 국내 주식시장의 버핏지수도 과열을 가리키고 있다.

급증하는 ‘빚투’(빚내서 투자)도 과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증권사에서 대출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금액인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8일 기준 20조3221억 원으로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웠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증시는 과식으로 인한 급체 같은 상황”이라며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만큼 조정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한편 금융당국도 주식시장의 과열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코스피가 3300에 이르면 과열로 진단하는 보고서를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기관 건전성 감독 업무를 담당하는 금감원이 우리 경제의 특정 주가 수준에 대해 분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날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해 8월 로빈 그린우드, 새뮤얼 핸슨, 안드레이 슐라이퍼 하버드대 교수가 발간한 ‘예측 가능한 금융위기’ 논문에 소개한 거시경제 분석모형을 적용해 코스피 과열 수준을 측정했다.

이번 분석은 신용 팽창수준에 따라 금융위험도가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에 따라 금감원은 코스피가 3300선까지 오를 경우 버블(거품)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해당 결과는 내부 임원들에게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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