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애플카’ 파트너… 현대차, 득일까 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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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애플카’ 파트너… 현대차, 득일까 실일까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1.01.12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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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헌 산업부 기자
성희헌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현대자동차가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협력 논의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다.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단숨에 세계적인 기업으로 떠오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에 현대차 주가는 9년 만에 장중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총 순위도 4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양사 동맹에 대한 기대감이 실리며 유가증권시장도 출렁인 것이다.

현대차는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애플 또한 2024년까지 자율주행 승용차 생산을 목표로 현대차를 포함한 여러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관련 협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타기업’ 혹은 ‘애플-타기업’의 제휴 시나리오가 모두 존재하는 가운데, ‘현대차-애플’의 가능성도 포함되는 것이다.

애플과의 협력이 성사될 시 현대차의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전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과 함께 MAGA로 불리며 미국의 4대 IT 기업으로 꼽힌다. 애플의 모바일 디바이스 운영 체제 및 콘텐츠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은 자율주행 자동차를 기반으로 한 데이터 사업을 위해 모빌리티 시장의 진입을 노리고 있다. 애플은 2014년부터 ‘프로젝트 타이탄’을 통해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해 왔다. 중간 프로젝트가 지연됐으나 최근 시스템 공급과 완성차 제조라는 두 가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애플과 협력 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브랜드 인지도 개선도 노릴 수 있다. 게다가 상대적 보완점으로 평가받는 IT·SW 능력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단순 제품 공급 수준을 넘어 추가적인 경쟁력 강화로 미래 모빌리티 핵심인 자율주행 전기차 시장에서의 점유율 상승까지 점쳐진다. 

다만 현대차가 제조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애플의 전기차를 만든다면 하청 업체로 전락할 수도 있다. 애플은 아이폰도 폭스콘에 설계도를 제공해서 하청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을 만드는 방식처럼 애플카를 만들 시 애플에 주도권을 뺏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게다가 애플이 현대차의 자동차 제조 경험 등 노하우를 발판 삼아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의 메이저로 올라설 수도 있다. 현대차가 도리어 경쟁자를 키워준 것이 된다. 

글로벌 5위권의 완성차 생산 기반을 갖춘 현대차는 이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구축을 통해 전기차 설계 및 제조 기술력을 입증했다. 또 미국 자율주행 기술업체 앱티브와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하는 등 완전 자율주행 기술 선도를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대차가 자율주행 전기차의 방점으로 애플과의 협력을 찍을지 향후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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