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의회 난입 선동한 트럼프...바이든 "시위 아닌 반란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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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 의회 난입 선동한 트럼프...바이든 "시위 아닌 반란 사태"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1.01.07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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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선 불복 주장하며 시위대 선동
사실상 내란 사태에 트럼프 책임론 거세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인기 영화 주인공 '람보'의 모습을 한 트럼프가 그려진 깃발을 들고 6일로 예정된 의회의 대통령 당선인 인증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EPA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국회의사당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인기 영화 주인공 '람보'의 모습을 한 트럼프가 그려진 깃발을 들고 6일로 예정된 의회의 대통령 당선인 인증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EPA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6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의사당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난입해 폭력 시위를 벌이고 그 과정에서 급기야 시위대 4명이 사망했다. 난입에 앞선 "대선 불복을 포기하기 않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사태의 도화선이 됐다는 '트럼프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취임을 불과 2주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이번 사태를 '반란'으로 규정했다. 

❚AP "트럼프가 독려했다“

AP와 로이터 통신, CNN과 폭스뉴스 등 미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가 의회로 행진하기 직전 백악관 앞 시위 현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현장 연설을 통해 대선 불복 주장을 이어갔다. 그러자 이 자리에 모인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연방의사당을 에워 쌓고 일부는 의사당 내에 난입했다. 이로 인해 회의는 전격 중단되고 상원의장을 맡고 있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비롯한 의원들이 급히 대피했다. 이 가운데 한 여성이 의사당에서 가슴에 총을 맞는 등 시위대 4명이 사망했고, 일부 경찰이 부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되는 등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의사당 난입 약 두시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평화시위를 해달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의회 경찰과 법 집행관을 지지해달라"며 "그들은 진정 우리나라의 편"이라고 전했다.

결국 미 백악관은 시위대 해산을 위해 주 방위군과 연방 법집행 인력을 투입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매커내니 대변인은 이날 트윗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주방위군이 다른 연방방위대와 함께 (연방의사당으로) 가고 있다"며 "우리는 폭력에 반대하고 평화를 유지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촉구를 반복한다"고 했다. 펜스 부통령도 이에 가세, 자신의 트위터에서 "미 의사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과 파괴는 반드시 멈춰야 하고 지금 멈춰야 한다"며 "평화적인 시위는 모든 미국인의 권리이지만, 우리 의회 의사당에 대한 이 공격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며 관련자들은 법의 최대의 범위까지 기소될 것"이라고 했다. 경찰과 주 방위군은 시위대가 난입한 지 약 4시간 만에 의사당의 안전을 확보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지지자들을 자극해 의사당 난입이라는 폭력 사태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AP통신은 해당 사태에 대해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전 시위 행사 연설에서 지지자들이 의회로 향하도록 독려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중진인 밋 롬니 상원의원도 "이것은 대통령이 오늘 유발한 것이다. 이것은 내란"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강력 비난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바이든 "시위 아닌 반란 사태"

전직 대통령들 사이에서도 "거대한 불명예"(버락 오바마), "전례없는 공격"(빌 클린턴)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공화당 소속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오늘 구역질나고 가슴 아픈 광경이 벌어졌다. 선거 결과에 대한 논쟁이 오늘날의 민주 공화국이 아닌 바나나 공화국(후진국)에서처럼 벌어지고 있다"며 "내란 사태"라고 규정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도 이번 사태를 시위가 아닌 반란 사태로 규정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델러웨어주 월밍턴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선출직 관료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시위가 아니라 반란 사태"라며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오랫동안 민주주의의 등불과 희망이었던 우리나라가 이런 어두운 순간에 다다른 것에 충격을 받았고 슬픔을 느낀다"고 했다. 이어 "이 사태는 폭동에 매우 가깝다. 당장 끝내야 한다"며 "연출된 혼돈의 장면은 진정한 미국의 모습이 아니다. 폭도들이 뒤로 물러나 민주주의 작업이 진행되도록 허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또 "이 시간 현재 우리의 민주주의가 현대사에서 본 적이 없는 전례없는 공격을 당하고 있다"며 "우리가 거의 본 적이 없는 법치에 대한 공격"이라고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좋을 때는 대통령의 말이 격려가 되고, 나쁠 때는 선동이 된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전국 TV 방송에 나가 선서를 지키고 헌법을 수호할 것을 촉구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포위를 끝낼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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