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업계, 시장 확대 속 ‘규제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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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 업계, 시장 확대 속 ‘규제와의 전쟁’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1.01.05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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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성 따른 전자담배 차등규제 목소리에도 일괄 적용
세금인상 등 규제 불구 코로나19 여파로 소비는 늘어
서울의 한 편의점에 진열된 담배.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편의점에 진열된 담배.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지난해 수많은 규제에도 전자담배 시장이 성장하면서, 올해도 규제와의 전쟁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정부의 금연 정책은 이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궐련형 전자담배를 비롯한 담배 시장이 반등했기 때문이다. 전자담배업체들은 일반담배와의 유해성 차이를 두고 정부에 지속적인 규제 해소를 요청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는 실정이다. 

우선 국내 담배 시장의 성장세는 꾸준히 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담배시장 동향 자료를 살펴보면 작년 1~3분기 누적 판매량은 지난 2015년 담배가격 인상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담배 판매량은 27억4850만갑으로 전년 동기(26억250만갑) 대비 5.6% 증가했다. 지난 2016년(27억6480만갑) 이후 최대치다. 

이중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2억8280만갑 판매됐다. 분기별로는 1분기 8400만갑(10.3%), 2분기 9700만갑(10.5%), 3분기 1억180만갑(10%)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 하반기 9%대의 점유율을 기록한 반면, 작년에는 소폭 증가했다. 

또 다른 소비 증가 통계도 눈에 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가계의 목적별 최종소비지출(계절조정, 명목) 가운데 주류 및 담배 지출액은 4조2975억원이었다. 작년 3분기의 1년 전 대비 술, 담배 지출액 증가율은 6.2%로, 2016년 2분기(6.5%)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정부의 핵심 규제 대상으로 떠오른 바 있다. 국내에 궐련형 전자담배가 처음 소개됐을 당시 전용스틱은 2500원에 판매됐지만, 현재 세율 인상으로 4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1갑당 제세부담금은 3004.4원으로 일반담배(3323.4원)에 준하는 세율이 적용된 상태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 등의 공략포인트다. 일반 궐련 시장에서는 KT&G의 벽이 존재해 점유율 확대를 꾀하기 어려운 구조다.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고 입증받은 해외사례를 기반으로 시장을 개척하려는 이들의 계획은 국내 정부의 연구에 가로막혔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8년 6월 궐련형 전자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이 일반 담배와 유사한 수준이고, 타르는 일반 담배보다 더 많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를 국내에 선보인 이후 ‘담배연기 없는 미래’를 슬로건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했다. 금연이 최선이지만, 금연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궐련형 전자담배를 제안해 유해성 위험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필립모리스는 식약처의 궐련형 전자담배 연구 결과를 두고 행정소송을 펼쳐 승소하는 등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필립모리스는 지속적으로 유해성에 따른 차등규제를 주장하고 있다. 

그간 필립모리스보다 소극적인 스탠스를 유지한 BAT코리아도 지난해 11월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 연구 결과를 공개하며, 차등규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2019년 영국에서 이뤄진 유해성분 노출 연구 결과, 일반 연초 담배에서 글로로 완전히 전환한 흡연자는 3개월 만에 담배 연기에 포함된 유해성분에 대한 노출이 현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두 업체는 판로도 확대하는 추세다. 현재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 점유율 확대를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강화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오픈한 남양주 현대프리미엄아웃렛 아이코스스토어를 비롯해 21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광화문‧가로수길, 부산 센텀시티를 비롯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선택해 판로를 확보할 계획이다. 

BAT코리아는 국내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 맞춘 온라인 전략을 선택했다. BAT코리아는 지난해 9월 G마켓, 11번가, 옥션, 쿠팡, 카카오톡스토어, 네이버스토어 등 12개 오픈마켓에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를 입점시켰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금연정책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재난 상황 및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담배 소비가 늘어나고 있어, 정부의 금연정책들과는 반대로 시장은 확대됐다”며 “고강도 규제를 펼쳤음에 불구하고 시장이 확대된 점으로 봤을 때 올해는 규제가 지난해보다 강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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