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토스증권 출범 임박…증권가 ‘메기’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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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토스증권 출범 임박…증권가 ‘메기’ 될까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1.01.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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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새해 증권업 화두는 단연 핀테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증권사의 출범이다. 지난해 2월 카카오페이증권에 이어 토스증권이 연내 출범을 앞두고 있어 이들 금융사가 증권업계의 ‘메기’ 역할을 할지 주목받고 있다.

앞서 토스증권은 지난해 2월 핀테크업체 중 처음 증권업에 진출한 카카오페이증권과 달리, 직접 금융상품 중개업(브로커리지) 강자가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토스증권이 모바일거래 특화 전략을 내세웠던 만큼 리테일 채널을 유지하는 증권사의 경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품질 향상 등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선 토스증권은 기존 증권업에 비해 ‘2030 밀레니얼’ 세대에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토스 사용자는 약 1800만명의 잠재력을 이용해 지점 없는 모바일 전문 증권사로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사용자경험(UI‧UX)을 활용해 사업 아이디어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시에 모바일 특화 증권사를 목표로 내걸고 있는 만큼 젊은층을 공략한 상품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비대면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이벤트 등 언택트(Untact) 마케팅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으로 이어지는 핀테크 플랫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촉발한 이른바 ‘동학개미운동’과 증시 활황 속에 출범한다는 점에서 시장의 존재감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직접 사업자로 나선 이상 공격적인 수수료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토스증권이 플랫폼 증권사로써 기대가 크지만 부족한 자본금과 쉽게 모방할 수 있는 사업 아이디어, MTS 안정성 우려 등은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증권업에서 자본금 규모는 사업 역량의 가장 큰 축을 맡고 있기 때문인데, 현재 토스증권의 자기자본은 증권사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토스증권은 최근 13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본금을 500억원으로 늘리기로 결정했지만, 이후에도 모회사인 비바리퍼블리카를 통해 충분한 규모로 증자를 계속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식 중개 영업의 경우 보이지 않는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며 “시스템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물리적 비용뿐 아니라 오랜 기간의 노하우, 위기 대응능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규모 정보기술(IT) 투자비용, 콜센터 인력, 리서치 서비스 인력 등 막대한 비용과 자본이 소요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MTS 시스템 안정성 관련해 경쟁사인 카카오페이에서도 최근 일부 서비스 ‘먹통’ 현상이 발생해 카카오페이증권 MTS의 안정성 우려로 불거진 사례가 있다. 지난해 11월 약 5시간동안 카카오페이에서 일시적으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결제, 송금, 잔액 확인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실시간으로 주식 거래가 이뤄지는 MTS에서 절대 일어나선 안 될 부분이지만 토스증권도 피해갈 수 없는 부분이다. 따라서 핀테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증권사가 찻잔 속의 태풍이 아닌 메기 효과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기존 증권사의 신속하고 정확한 시스템은 기본이고, 새로운 고객을 유입할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인 투명성과 대중성을 구비한 혁신적 서비스가 지속돼야 한다는 전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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