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결산] 레미콘 시장, 겹악재에 ‘한숨’…내년 반등 희망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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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결산] 레미콘 시장, 겹악재에 ‘한숨’…내년 반등 희망 커져
  • 신승엽 기자
  • 승인 2020.12.29 1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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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산업 침체 여파로 출하량 줄어…지입차주 운송비 인상 등 고정비 확대
부산·경남지역 레미콘 운송노동자 총파업 이틀째인 지난 5월 15일 부산 사하구 한 공장에 레미콘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부산·경남지역 레미콘 운송노동자 총파업 이틀째인 지난 5월 15일 부산 사하구 한 공장에 레미콘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국내 레미콘 시장이 건설업의 침체와 함께 하강국면을 맞이하는 등 악재가 겹쳐 점점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는 추세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레미콘 시장은 침체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원재료값과 인건비 등 사업에 필요한 고정비용이 확대됐음에 불구하고 건설업의 침체에 따른 출하량 감소도 시장 반등의 발목을 잡고 있다. 내년에는 대형 착공이 늘어 영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수 있지만, 현재의 침체기를 버티기도 급급한 상황이다. 

우선 올해 가장 큰 이슈는 레미콘 차주(지입차주)들의 운송비 인상이다. 지난해 울산에서 시작된 지입차주들의 운송비 인상 요구는 부산과 광주로 번졌다. 이후 지난 5월에는 부산‧경남 지역의 운송사업자 단체들이 파업하며, 레미콘 운송 단가를 20% 가량 인상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흐름은 수도권으로 확산됐다. 전국 레미콘 시장의 45% 가량을 차지한 수도권은 최대 9조원 규모의 시장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수도권에만 137개의 레미콘 회사가 205개의 공장을 운영 중이다. 활동 중인 지입차주는 9500여명에 달한다. 

지입차주들은 수도권에서도 파업을 실시했다. 레미콘단체들은 경기침체에 불구하고 5.76% 인상안을 제안했지만, 지입차주들은 15~20% 인상을 요구했다. 양 측이 원하는 액수에 적지않은 차이가 존재하는 셈이다. 결국 지역별 차이는 존재하지만, 15% 내외의 운송비 인상이 이뤄졌다. 

지난해 기준 수도권 내 205개 레미콘 공장가동률은 31%에 불과한 상황에 이미 건설업의 침체 여파로 출하량이 줄어든 상황에 인건비 인상이 겹친 것이다. 실제 레미콘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출하량은 1억7429억㎥을 기록했지만, 2018년 1억5572㎥, 작년 1억4715억㎥을 출하해 침체기로 돌아선 상태다. 여기에 지입차주들의 운송비는 납품단가의 15~20%를 차지하고 있어 업체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레미콘 원가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시멘트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한 점도 리스크다. 최근 시멘트업체들은 벌크시멘트의 가격을 6% 가량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현장에서는 톤당 6만원대로 낮아진 가격을 7만원대로 올렸다고 주장한다. 당초 시멘트업체들은 출혈경쟁을 펼쳐 지속적으로 단가가 하락했다. 하지만 결국 생존을 위해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폐업기로로 내몰린 중소레미콘사들의 현실과 달리 기업운영이 점차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실제 지방을 중심으로 중소레미콘사들의 매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대전·세종·충남에선 올 상반기에만 레미콘 공장 30여개가 매물로 쏟아졌다. 이 지역 중소 레미콘 업체(104개)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다만 내년에는 희망적인 요소들이 존재한다. 국회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도 SOC 예산은 기존보다 5000억원 증액된 26조5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올해보다 14.2% 늘어난 규모로 SOC 예산 증가율은 올해(17.6%)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여기에 3기신도시와 GTX 등 대규모 착공도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변수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레미콘 시장은 상대적으로 여건이 어려운 중소업체들의 폐업과 함께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며 “내년에는 대규모 공사가 많고, 정부의 SOC 예산이 늘어났기 때문에 겹악재를 맞이한 올해보다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담당업무 : 생활가전, 건자재, 폐기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
좌우명 : 합리적인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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