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삼성전자·카카오, AI R&D 협의체…첫 합작품 ‘코로나 극복’ 모델
KT·LG유플러스·LG전자, AI원팀 시너지…산학연 9개 기관 협력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이동통신 3사가 굵직한 국내 기업·기관과 손잡고 인공지능(AI) 개발에 나섰다. ‘SK·삼성 대 KT·LG’ 구도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모습이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삼성전자·카카오와 ‘AI 연구개발(R&D) 협의체’를 결성했다. KT는 이에 앞서 지난 2월 산학연 협의체 ‘AI원팀’을 결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LG유플러스·LG전자가 AI원팀에 합류하면서 외연을 확장했다.
SK텔레콤이 ‘AI R&D 협의체’를 결성하면서 이통3사 모두 주요 IT기업들과 협력체를 구성, 국내 AI 생태계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사 중심으로 결성된 두 협의체 모두 ‘AI 강국’을 목표로 내걸었다.
AI R&D 협의체 결성은 올해 초부터 논의돼 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0’에서 “글로벌 AI 전쟁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 간 경쟁보다는 협력이 필요한 시기”라며 협력체 결성을 제안했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카카오와 3월부터 공동 실무 그룹을 만들고, 최고기술경영자(CTO)급 워크숍을 격주 단위로 정기 운영해왔다. 이달부터 본격적 활동에 들어선 AI R&D 협의체는 △미래 AI기술 개발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AI 활용 방안 연구 △AI기술 저변 확대를 공동 추진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 서비스, 삼성전자는 스마트 디바이스, 카카오는 메신저 플랫폼에서 각자의 강점을 바탕으로 AI기술 고도화를 위한 기술 개발을 수년간 지속해 왔다. 이 역량을 결합하면 단기간 내에 국내 AI 기술력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는 게 협력사들의 설명이다. AI R&D 협의체는 첫 합작품으로 내년 상반기 ‘팬데믹 극복 AI’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AI는 현재 위치 주변의 코로나 위험 상황을 실시간 파악하고 위험도를 분석해 이용자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거나 우회 경로 등을 안내한다.
AI R&D 협의체보다 먼저 활동을 시작한 ‘AI원팀’은 KT가 주축이 돼 결성됐다. LG전자·LG유플러스 외에도 현대중공업그룹·한국투자증권·동원그룹·한국과학기술원(KAIST)·한양대·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등 총 9개 기관과 기업이 AI 원팀에 참여 중이다. △인재 양성 △디지털 전환(DX) 완성 △오픈 이노베이션 구축을 통한 생태계 마련 등 다양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
AI원팀을 통해 LG전자의 제품과 KT의 홈 IoT 서비스 연동 등 공동 과제를 추진하고, 현대중공업그룹은 참여 기관들과 로봇 및 안전 분야에 AI를 적용하기 위한 개발을 진행 하는 식이다. KT와 LG유플러스의 통신 데이터와 LG전자 제품을 활용해 AI 기반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위험 방지 모델’도 제작 중이다.
AI원팀은 또 실무형 기술인력 부족 이슈를 해소하기 위해 ‘AI원팀 기업실무형 AI·데이터 분석 과정’을 개발했다. 약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최근 이 교육 프로그램을 KT·한국투자증권·우리금융그룹 등에 적용한 바 있다.
KT는 이 밖에도 산학연 16개 기업 및 기관과 국내 클라우드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클라우드 원팀’도 지난달 결성했다. 토종 클라우드 기업들이 추진할 수 있는 사업모델 발굴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AI·클라우드 등 디지털 전환의 기반이 되는 기술 적용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여러 기관의 역량을 결집해 생태계를 조성, 대한민국을 AI 강국으로 만드는 게 협의체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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