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 회장의 ‘비전’…미래 먹거리 ‘전장’에 전사 역량 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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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 회장의 ‘비전’…미래 먹거리 ‘전장’에 전사 역량 결집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12.2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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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VS사업본부 내 그린사업 일부 대상 물적분할 후 합작법인 추진
구광모, 전기차 수요 대응 ‘승부수’…종합 전장회사 퍼즐 맞춰
규모의 경제 달성 목표…배터리부터 통신까지 생태계 구축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달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제공
구광모 LG 회장이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 제공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결단을 내렸다. 가파른 성장이 전망되는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 캐시카우로 육성하겠단 청사진을 그렸다.

LG전자는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동력전달장치인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Joint Venture)을 설립한다고 23일 밝혔다. 양사는 합작법인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LG Magna e-Powertrain Co.,Ltd·가칭)’을 설립하는 데 합의했다.

LG전자는 이날 열린 임시이사회를 통해 전장부품(VS) 사업 내 그린사업 일부를 대상으로 물적분할과 합작법인 설립을 의결했다. 분할회사인 LG전자가 물적분할을 통해 분할신설회사의 지분 100%를 갖게 된다. 마그나는 분할신설회사의 지분 49%를 인수한다. 인수금액은 4억5300만 달러(약 5016억원)다.

LG그룹은 이로써 종합 전장회사 도약의 주요 퍼즐을 맞추게 됐다. LG화학은 배터리 제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서 품질을 인정받아 시장 저변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유럽시장 공략에 성공,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올랐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을 분사해 이 분야에 보다 전문성을 갖추고 시장을 공격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 밖에도 LG전자·LG이노텍·LG디스플레이·LG유플러스 등이 차량용 디스플레이·통신·조명용 부품·인포테인먼트·파워트레인 등을 생산·납품하며 그룹 생태계를 꾸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친환경 자동차 시장 규모는 올해 1330만 대에서 2025년 5660만 대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시장을 선점해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다.

이번 마그나와 손잡고 출범시킬 합작법인은 대량생산체제를 조기에 갖춰 규모의 경제 달성을 목표로 한다. 자동차 전동화 트렌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해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겠단 전략이다.

LG그룹이 이 같이 전장사업에 적극 나선 배경엔 취임 3년차를 맞은 구광모 회장의 결단이 뒷받침됐다는 후문이다. 재계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지금이 전기차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적기로 보고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마그나가 과거 애플과의 협력관계에 있었다는 점을 들어 애플이 2024년에 자율주행 전기차를 내놓을 경우 마그나와 LG전자의 합작사가 부품을 공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마그나는 파워트레인 분야의 통합시스템 설계·검증 등 엔지니어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LG전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의 핵심 부품인 모터·인버터 등에 대한 기술력 및 제조경쟁력을 갖췄다. LG전자는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 EV와 재규어 I-PACE 등에 탑재되는 주요 부품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양사는 그간 쌓아온 기술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내 합작법인 사업 고도화를 이루겠단 포부다.

LG전자는 앞서 자동차 부품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2013년 VS사업본부(당시 VC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이어 2018년 8월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프리미엄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인수한 바 있다.

ZKW는 고휘도 LED 주간주행 램프, 레이저 헤드램프와 같은 차세대 광원을 탑재한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BMW, 벤츠, 아우디, 포르쉐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에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공급하고 있다. 생산량 기준 프리미엄 헤드램프 시장 세계 5위권에 있다. LG전자는 2019년 말 VS사업본부 내 차량용 램프 사업을 ZKW로 이관해 통합했다.

LG전자는 합작법인 출범을 기점으로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중심), ZKW(램프),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파워트레인) 등 3개 축으로 나눠 자동차 부품 사업을 추진한다. 이들 모두의 실적은 VS사업본부의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에 합산된다.

합작법인은 내년 3월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과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승인 후 7월경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본사는 인천이다. 그린사업 일부와 관련된 임직원 1000여명이 합작법인으로 이동한다. 분할되는 그린사업 일부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모터·인버터·차량 충전기는 물론 감속기가 모듈화된 제품 등 구동시스템이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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