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덕 특별기고] 은퇴자를 위한 재무설계(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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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덕 특별기고] 은퇴자를 위한 재무설계(上)
  • 김동환 기자
  • 승인 2020.12.22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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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임창덕 교수의 특별기고가 은퇴설계 관련 노후를 준비하는 자세에 대해 은퇴자를 위한 재무설계(上), 노후를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中),  은퇴설계 세부 플랜(下) 등 3편에 걸쳐 시리즈로 게재한다. <편집자 주>

 ◆ 삶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경영지도사 임창덕 교수

불꽃같이 영혼을 살다간 화가이자 상처받은 치유자인 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는 “산다는 것, 그 자체가 인생의 고통이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시각, 청각 그리고 언어의 복합 장애를 지닌 헬렌 켈러(Helen Keller)는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했다. 그녀는 만일 3일만 눈을 뜰 수만 있다면 하고 싶은 소원이 세 가지 있다고 했다.

첫째,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싶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둘째, 새벽에 밤이 낮으로 바뀌는 그 거룩한 장면을 보고 싶은 것, 셋째, 길거리에 서서 오가는 행인들을 바라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에게는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소원이라고 생각하니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 그래서 일까 ‘Gratitude is a great attitude(감사가 최고의 태도다)’는 영어표현이 있다.

재무설계를 하기에 앞서 먼저 해야 할 것이 바로 생애설계다. 집을 지을 때 설계도면을 그리고 나서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얹는 것과 같다. 사실 집 자체 외에도 주변 조경도 생각해야 한다.

생애(生涯)설계에서 생(生)은 태어남을 의미하고, 애(涯)는 흐르는 물의 가장자리를 의미한다. 따라서 태어나면서 마지막 순간까지를 뜻한다. 인터넷상에는 생애설계 요소로 경력, 관계, 건강, 여가, 재무 등 8계 분야를 꼽고 있다. 필자는 생애설계 요소가 몇 가지가 되었든 간에 결국은 자기 스스로의 퍼스널 브랜딩(personal branding)을 만드는 과정이고, 브랜드인 나(Brand Me)를 설계하는 게 생애설계로 판단한다. 이런 과정에서 재무(財務)는 여기에 통제력을 부여하고, 독립성, 안전을 제공해 준다고 보고 있다. 사실 집에 대한 설계가 완벽해도 지탱해 주는 지반(地盤)이 단단해야 하는 것처럼 생애설계가 완벽해도 재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리 비싼 차가 있어도 연료가 없어서 움직이지 못하게 되고, 아무리 화려한 옷을 입고 외출해도 지갑이 없는 난처한 상황과 같다. 결국 생애설계의 추동력이 바로 재무설계다. 탈무드에는 “우리 몸 속의 모든 장기는 심장에 의존하는데, 심장은 지갑에 의존한다”는 말이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호랑이 가죽이 강아지 가죽이라면 그 위엄이 사라지는 것과 같다. 외모뿐만 아니라 내부의 품격과 소양도 갖춰야 한다. 도리스 메르틴의 책, ‘아비투스(Habitus)’에는 인간의 품격을 결정하는 7가지 자본을 소개하고 있다.

아비투스는 '가지다, 보유하다, 간직하다'라는 뜻의 라틴어인데, 심리자본, 문화자본, 지식자본, 경제자본, 신체자본, 언어자본, 사회자본을 꼽았다. 한국인에게 다섯 가지‘림’이 있다고 하는데, 일종의 경쟁력이다. 그 다섯 가지는 떨림, 울림, 끌림, 어울림, 그리고 몸부림이다. 참고로 앞서 말한 도리스 메르틴의 아비투스에는 진짜 부자로 인정받고 싶다면 첫째, 조용한 富, 둘째, 눈에 띄지 않는 소비 셋째, 애써 과시하지 않음으로써 과시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것을 카운터 시그널링(Counter Signaling)이라고 하는데 과시하지 않으면서 과시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말한다.

◆ 재무설계 vs, 재테크

재무설계는 재테크와 다른 개념이다. 투자관리, 세무계획, 소비관리, 리스크 관리 등 말 그대로 설계가 전제된다. 하지만 재테크는 일종의 기교로 투입 대비 산출에 주안점을 주는 개념이다. 투자관리 안에 재테크가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재무설계의 효과로는 자산과 부채의 균형, 삶의 목표 재정립, 삶의 우선 순위 결정 등을 가능케 한다. 결국은 통제력을 증대하고, 경제적 자유를 가능케 한다. 하지만 이러한 체계적인 설계를 하더라도 결국 돈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재무설계를 위해서는 재테크가 필요한 요소가 된다. 이즈음에서 퀴즈를 내고자 한다. 행복 빼고 다 살수 있는 상품권, 천국 빼고 다 다 갈수 있는 여행권이 뭔지 아는가? 바로 돈이다.

‘돈을 끌어당기는 마법의 법칙’이라는 책에는 돈을 대하는 자세가 나와 있다. 지갑에는 신이 깃들어 있으므로 지갑을 소중히 다루고, 지갑에는 신권을 넣어 다닌다. 신권에는 플러스 에너지가 있다고 믿고, 지갑은 길일에 산다고 한다. 돈을 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 돈과 행복

돈 걱정 증후군((Money Sickness Syndrome)이라는 말이 있다. 돈 걱정 안 하고 살고 싶다고 하길래, 돈은 잘 있으니 너나 걱정하라고 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예전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이 받는 최대의 스트레스는 돈이 부족할 때라고 조사된 적이 있다. 스트레스는 본질적으로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냐에 따라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스트레스는 우리 몸의 반응이고, 불안, 좌절, 역경 등은 삶의 에너지라 여겨지기도 한다.

미국인 3만 명을 8년간 추적 조사했다. 스트레스가 많은 집단이 있고 이 중에도 스트레스가 해롭다고 생각하는 경우와 크게 해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나뉘었다. 그리고 스트레스가 적은 집단이 있다. 조사 결과 스트레스가 많은 집단이 적은 집단보다 사망률 43%나 높았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많은 집단 중에 스트레스가 크게 해롭지않다고 생각하는 집단이 스트레스가 적은 집단보다 사망률이 오히려 낮았다.

스탠퍼드대학교 켈리 맥고니걸 교수는 18만 2천 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죽음으로 몰아간 것은 스트레스가 원인이 아니라 스트레스가 건강을 해친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밝혀낸 바 있다.

결국 스트레스가 해롭다고 생각하면 해로운 것이며 일정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요소로 보고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쁜 호르몬도 나오지만 안정시키는 호르몬도 같이 나온다. 따라서 스트레스 자체를 해롭지 않다고 생각할수록 그 안정 효과는 크다. 요즘은 이러한 스트레스를 그냥 참고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해체해버리는 디퓨징(Defusing) 기술이 필요하며, 감정회복 연습이 필요하다. 우리가 감정을 느끼는 메커니즘을 보면 1단계로 비방, 해고 등 외부 사건이 있다면, 2단계로 부정적인 생각이 들고, 3단계로 우울이나 부정 등 감정적 결과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2단계의 생각을 바꾸는 인지치료를 통해 결과를 완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이 감정에 이름 붙이기와 긍정적으로 해석하려는 감정 재해석이다.

미국 작가 맥코트는 분노하며 원한을 품는 것은 내가 독을 마시고 남이 죽길 바라는 것과 같다고 했고, 석가모니는 화를 붙들고 있는 것은 뜨거운 석탄을 손에 쥐고 누군가에게 던지려고 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요즘은 전화에 대한 공포가 심해진다고 한다. 일명 전화 공포증(Telephone Phobia)이다. 전화하는 것도, 받는 것도 두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일종의 대인기피 현상의 하나인데, 사회불안장애로 인정되고 있다. 미국 AP & AOL 연구의 연구에 따르면 재정문제는 건강문제로 이어진다. 응답자의 23%는 우울증으로, 27%는 소화불량으로, 44%는 편두통으로 이어졌고, 심장마비 확률을 2배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속 연구에 따르면 돈 관리 방법을 배우고, 재정계획을 수립, 즉 재무설계를 받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해소와 자신감을 키우고, 정신 장애를 해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보험사 조사에 따르면 재정 교육 프로그램 참여만으로도 행복도가 25% 정도 올라가는 것으로 조사된 적도 있다.

심리학자인 어니 J. 젤린스키의 말에 따르면 걱정의 40%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이며,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걱정, 22%는 사소한 걱정이며, 4%는 어쩔 수 없는 일에 대한 걱정으로 결국 4%만이 걱정해서 해소가 가능할 수도 있는 걱정이라며 너무 걱정하는 것을 경계했다. 티베트 속담에 너무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할 일이 없겠네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재테크를 함에 있어 기본적으로 돈이 수반되어야 하고 간디가 말했듯이 노동 없는 부는 지양해야 한다.

그럼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 1974년 남캘리포니아대학교 이스털린 교수는 돈과 행복의 관계를 연구했다. 결론은 일정 소득까지는 행복이 늘어나기는 하지만 지속적으로 소득과 비례해서 행복은 늘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실시된 전국 표본조사 결과 연봉 2만 5천 달러 벌다가 5만 달러 벌었을 때 삶에 대한 만족도는 겨우 9% 정도 증가에 그쳤다. 심리학자이며 쌍둥이 연구가인 데이빗 리켄은 우리는 유전자가 미리 정해놓은 행복의 기준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행복을 느끼는 것은 절반 정도가 유전의 영향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행복을 느끼는 것은 상대적이다. 일명 행복의 상대성 이론이다. 그리고 나이들면 후회 대신(regret aversion) 체념하는 법을 배우고 내려놓기 시작하면서 행복도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 다음 편에는 은퇴설계 관련, '노후를 준비하는 우리의 자세(中)'라는 주제로 글을 이어간다.

담당업무 : 경기동부권 취재본부장
좌우명 : 늘 깨어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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