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엔 팔기 바쁘던 개미들…올해는 3.8조 사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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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엔 팔기 바쁘던 개미들…올해는 3.8조 사들여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0.12.2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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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과세 기준 ‘현행’ 유지에 ‘안도 랠리’
삼성전자 ‘특별배당’ 기대감도 매수 자극
사진은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년 12월에는 어김없이 주식을 팔아치웠던 개인들이 올해는 반대로 사들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연말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매년 12월만 되면 주식을 팔아 왔다. 다만 대주주 요건이 현행 수준으로 유지되고 증시가 강세장을 지속하면서 개인들의 매수세에도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3조8000억원을 사들였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들이 각각 1조8000억원과 1조9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그간 개인투자자들의 행보와도 대조적이다. 그간 개인들은 최근 12월만 되면 순매도세를 보여왔다. 2017년과 2018년, 2019년에 각각 3조6000억원, 1조2000억원, 3조8000억원 등을 팔아치웠다.

그러나 올해 주식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대주주 기준이 현행대로 유지되면서 개인들의 세금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됐다. 당초 주식 양도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기준이 올해 10억원에서 내년부터 3억원으로 강화될 예정이었지만, 여론이 악화되자 현행 기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올해에는 당초 양도세 과세 기준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돼 개인들의 11월 매도가 많았다”며 “그러나 기준 강화가 불발되고 시장은 계속해서 강세를 이어가면서 개인들이 이달 들어 다시 주식을 사고 있다”고 했다.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국내 증시 분위기도 개인 매수세에 힘을 보탰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3월 코로나19로 급락한 후 V자로 반등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2700선에 안착했다. 지난 18일 2772.18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9일에는 반도체 우량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52주 신고가를 기록했고 SK하이닉스, LG화학, 셀트리온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주가도 최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삼성전자 특별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우호적이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년 초 주당 1000원 안팎의 특별배당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전체 순매수 규모의 절반 이상인 1조8000억원을 삼성전자에 쏟았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들어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국내 증시 분위기가 매년 반복돼 온 개인들의 연말 순매도 현상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개인들의 순매수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 LG화학 등 대형주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오히려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순영 금융산업실 연구위원도 “개인투자자의 지속적인 위험자산 선호 현상으로 올해 연말 주식시장 투자자금 흐름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며 “특히 연말 차익실현과 배당수익률을 얻고자 하는 투자자 비중도 높아 연말 순매수세가 다른 시기보다 더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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