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판매 호조에도 못 웃는 기아차… 파업, 생산차질만 3만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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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판매 호조에도 못 웃는 기아차… 파업, 생산차질만 3만대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0.12.1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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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헌 산업부 기자
성희헌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기아자동차가 올해 국내에서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어려운 시장 환경속에서도 질주를 이어간 것이다. 그럼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지속되는 노조의 파업 때문이다.  

기아차는 올해 1~11월 51만3543대 판매고를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9.0% 증가했다. 남은 한 달 월 평균 판매 수준을 유지할 시 올해 55만대를 가뿐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의 역대 최대 내수 판매기록은 2016년 53만5000대였다.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며 잇달아 출시된 신형 K5·쏘렌토·카니발 모두 호평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같이 기아차가 상승세로 돌아서는 상황에서 노조는 ‘파업 카드’로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이미 기아차 노조는 ‘9년 연속 파업’이라는 불명예를 이어가고 있다. 임단협 15차 본교섭이 결렬되면서 노조는 9∼11일 하루 4시간 부분 파업을 재개한다. 이로써 노조는 3주 연속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 

노조는 특근 거부에 더해 지난달 25~27일, 이달 1·2·4일 부분파업에 나선 바 있다. 이 기간 생산손실만 2만4000대에 달한다. 이번 부분파업으로 8000여대의 추가 손실이 발생하면 생산손실 규모는 3만대가 넘는다. 게다가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1000대 가량 추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협상 교섭이 결렬된 것은 핵심 쟁점인 ‘잔업 30분’에 대한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다. 노조는 현대차와 형평성을 내세워 30분 잔업 복원으로 실질적인 임금 인상을 노리고 있다. 사측은 잔업 복원이 임금 인상 요구와 다르지 않다며 잔업을 보장하기 위해 다른 복지조항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본교섭 결렬과 노조의 파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지 못하고 있다.

광주상공회의소도 성명을 내고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250여개의 협력사를 벼랑 끝으로 내몰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민의 생계가 크게 위협받을 것”이라며 “노사가 대화와 양보를 통해 상생 협력해 쟁점 사항을 원만하게 해결하고, 기업의 경쟁력 강화에 매진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차가 많이 팔리면 많이 생산하고, 적게 팔리면 적게 생산하는 것이 당연하다. 기아차는 레저용차량(RV)을 앞세워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손실만 늘어나는 상황이다. 결국 인기 차종은 고객 인도가 지연될 수밖에 없다. 9인승 카니발 하이리무진 블랙 모델의 경우 대기가 1000대를 넘었다. 파업 등 ‘투쟁 깃발’은 이미 대중이 외면한지 오래다. 지속되는 파업으로 노조 내부에서도 들리는 부정적인 목소리에 집행부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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