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강경화 코로나 망언 정확히 계산돼야 할 것"(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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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강경화 코로나 망언 정확히 계산돼야 할 것"(종합)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0.12.09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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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北 코로나 대응 조롱성 발언에 北발끈
文정부 최장수 장관 거취 문제로 번질지 주목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7일 오후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7일 오후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6개월만에 등장해 문재인 정부 최장수 장관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정조준했다. 강 장관이 중동 순방 중 북한의 '코로나 확진자 전무' 발표와 대응방식에 의구심을 나타낸 것이 화근이었다. 북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부족 때문인 것으로 보이지만,  북측에서 김 부부장이 나서 '북한에 대한 악의'로 해석한 만큼 우리 정부로서도 그냥 넘어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강 장관의 거취 문제로까지 번질지 주목된다. 

김 부부장은 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남조선 외교부 장관 강경화가 중동 행각 중에 우리의 비상방역 조치들에 대하여 주제넘은 평을 하며 내뱉은 말들을 보도를 통해 구체적으로 들었다"며 "앞뒤 계산도 없이 망언을 쏟는 것을 보면 얼어붙은 북남관계에 더더욱 스산한 냉기를 불어보고 싶어 몸살을 앓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속심이 빤히 들여다보인다"며 "정확히 들었으니 우리는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고 아마도 정확히 계산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강 장관은 지난 5일(현지시간)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주최한 중동 지역 국제안보포럼 '마나마 대화'에 참석해 "북한이 우리의 코로나19 대응 지원 제안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가 북한을 더 북한답게 만들었다"고 말했고, 이에 청중들이 폭소를 터트리는 일이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조차 북한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기 위해 '방역 지원'이 아닌 '방역 협력'이라는 표현을 쓰는 상황에서 외교사령탑이 공개석상에서 대놓고 북한을 조롱한 셈이다.

강 장관은 또 북한에 대해 "(코로나로 인해) 더 폐쇄적이 되고 코로나 대응에 관해선 거의 토론 없이 하향식으로 결정과정을 보여준다"라거나 "북한은 여전히 코로나 확진자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는데 나는 믿기 어렵다. 확진자가 전혀 없다는 질병 통제에 매우 강도높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좀 이상한 상황"이라고도 했다. 민주주의 국가의 코로나 대응을 기준으로 3대 세습 독재국가를 평가한 셈이다. 북한으로서는 최고지도부에 대한 모독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실제 북한은 강 장관의 발언에 외무상이나 외무성이 아닌 최고지도자의 여동생이자 대남총책을 맡고 있다고 알려진 김 부부장 명의로 담화를 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김 부부장의 등장시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김 부부장의 대남 비난 담화는 지난 6월 탈북민 단체 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를 선언한 후 6개월 만이다. 특히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에 맞췄다는 점에서 차기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인권공세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8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는 북한의 석탄 밀수출에 관여한 무역회사와 선박을 상대로 제재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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