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동심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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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정 큐레이터의 #위드아트] 동심을 찾아서
  • 매일일보
  • 승인 2020.12.0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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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강원도 대관령에 올해 들어 첫눈이 내렸다고 한다. 다른 곳에서는 이보다 며칠 앞서 첫눈이 내린 곳도 있다고 하는데, 올해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첫눈이 늦어졌다고 한다. 또 눈이 본격적으로 내리는 시점도 늦어져 12월 하순에야 눈발이 날릴 것이라고 한다.

막상 눈이 내리면 교통체증에 복장을 터트릴 것도 같지만 올해는 어쩐지 첫눈이 더 기다려진다. 하얗게 물든 세상을 보며 어릴 적 동심을 찾아보는 시간을 기대하는 마음에서다. 올 한해 코로나 시달리다보니 다들 마음이 삭막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작가들 중에도 동심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이사라 작가는 누구나 어린 시절 한 번씩은 함께했을 곰돌이로 동심을 소환한다. 그의 ‘럭키베어’ 시리즈는 형형색색의 곰돌이 젤리로 어린 시절 작은 손가락을 꼬물대며 순서를 고민해가며 집어먹던 향수를 절로 떠오르게 만든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곰돌이 모양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섬세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작가는 가장 행복한 색채를 찾기 위해 색을 여러 겹 덧칠하고, 가장 섬세한 칼을 이용하여 작가가 생각하는 사랑의 패턴을 첨예하게 세공한다. 말 그대로 ‘럭키베어’를 만들기 위해서다.

작가는 “어릴 적의 인형은 항상 그 자리에서 우리를 지켜주며 함께 해야만 하는 어찌 보면 미신과 같은 존재였다”며 “이러한 인형들은 작가에게 럭키베어로 수렴되어 성인이 된 지금에 행운을 가져다주고 옆에서 든든하게 지켜줄 것이라 믿는 어떤 주술적 대상이 되었다”고 했다.

또 “오랜 시간 공들이는 럭키베어의 제작과정은 내가 모든 이들의 행복을 비는 행위이기도 하다. 이러한 인고의 과정 속에서 탄생된 럭키베어는 아이들에게는 꿈과 행복의 원더랜드를, 성인에게는 잊어버렸던 동심 속 세계로 안내할 것”이라고 했다.

동심의 세계는 공공미술에서도 펼쳐진다. 석촌호수에서 연이어 펼쳐진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네덜란드 작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의 ‘러버덕’은 세계 어느 나라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동심 어린 추억을 자극했고 이후 ‘슈퍼문’, ‘스윗스완’, ‘스티키몬스터랩’, ‘컴패니언’까지 이어진 프로젝트는 누적 방문객 1000만명을 기록시켰다.

특히 미국 출신의 아티스트 듀오 ‘프렌즈 위드 유’의 사무엘 복슨과 아르투로 산도발은 풍요로움의 상징인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비는 전래동화에 착안해 ‘슈퍼문’을 만들었고, 어린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사람들은 작품 앞에서 손을 모아 소원을 빌게 했다.

아트에이전시 더 트리니티 박소정 대표
아트에이전시 더 트리니티 박소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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