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구조조정 없다”는 대한항공, 실현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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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구조조정 없다”는 대한항공, 실현 가능성은?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12.03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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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중복 인력 유지 쉽지 않을 듯
고용불안 우려 여전…노조 “노사정 회의체 구성하라”
3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밀실합병 강행 규탄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노동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밀실합병 강행 규탄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통합 후에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에서는 고용불안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산업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고용유지를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양사 노조는 “구조조정이 없다는 말을 믿을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내년 1월 14일까지 각국 경쟁당국에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위한 기업결합 신고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3월 17일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계획안을 작성해 당국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양사 M&A가 급물살을 타면서 대한항공은 본격적으로 노조 설득에 나섰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전날 진행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노조가 걱정하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이 2만8000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95% 이상이 직접 부문(현장) 인력이라 통합해도 해당 인원이 그대로 필요하고, 자연 감소 인원이 1년에 약 1000명이어서 충분히 흡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부에선 여전히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양사 직원 대부분이 유‧무급휴직을 시행 중인데다 수요 회복까지 최소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복 인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한국교통연구원(KOTI)이 최근 발표한 2021년 수요전망에 따르면 국내 항공시장은 빨라야 2022년 4월, 늦으면 오는 2023년 6월이 돼서야 올해 1월 수준의 여객수요를 회복할 것으로 예측됐다. 양사가 통합 후에도 최소 1~2년간 유·무급휴직 등 현재의 긴축경영을 지속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을 유상증자와 산업은행의 투자를 통해 확보하더라도 대한항공의 단기차입금 등 1년 내 갚아야 할 부채도 5조2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양사가 통합하면 몸집이 커지면서 인건비 등 추가 비용에 대한 부담 역시 늘어날 전망이다. 

자회사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현실적으로 인력 재배치가 어려워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LCC는 대형항공사(FSC)와 비교해 규모가 작은 탓에 노선 조정이나 신설 등을 통한 인력 재배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양사 노조의 반발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아시아나항공 노조 등 양사 4개 노조로 구성된 대한항공-아시아나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노사정 협의 없는 일방적 인수 합병에 유감”이라며 “노사정 회의체에서 인수·합병에 따른 고용안정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노총, 아시아나항공 노조 등도 이날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밀실합병 강행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구조조정이 없다는 말을 믿을 수 없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양사 노동자들의 의견이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합병이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규덕 아시아나항공 노조 위원장은 “통합 발표 이후 직원들의 의견은 찾아볼 수 없고 노조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이제서야 논의하자고 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노사정 협의체 구성하고 매각 관련 많은 의혹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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