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골프장 ‘이용료’ 올렸으면 서비스도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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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수첩] 골프장 ‘이용료’ 올렸으면 서비스도 높여라
  • 한종훈 기자
  • 승인 2020.12.0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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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국내 골프장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힘입어 올해 최고의 호황을 맞고 있다.

밀폐된 실내 공간보다 야외 활동을 선호하게 되면서 골프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또,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골프 여행이 막히면서 골퍼들은 사실상 국내 골프장에서만 라운드를 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 골프장은 평일에도 예약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골퍼들이 몰린다.

겨울철인 12월에도 예약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 골프장들은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한창 시즌에 비하면 덜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주말 예약은 여전히 꽉 찼다.

장사가 잘되자 골프장 업계는 그린피와 카트비 그리고 캐디피 등 이용료를 올리는 등 매출 증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표한 국내 대중제 골프장의 주중 이용료는 2018년 5월 12만3000원에서 올해 10월에는 14만6000원으로 18.5% 올랐다. 그린피를 올리지 않은 곳은 주변 다른 골프장에게 핀찬까지 받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특히 대중제 골프장의 경우 정부의 세제 혜택을 받고 있으면서 이용료를 올려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 정부는 2000년대 초반 골프 대중화를 위해 대중제 골프장에 개별소비세와 농특세, 교육세 등 이용료에 부과되던 세금을 면제했다.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하는 골프장에게는 토지세를 90% 감면해줬다.

문제는 골프장들이 이익을 취하는데만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요가 폭등하니 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시장의 흐름이다. 그렇다면 가격을 올린 만큼 그만큼 서비스의 질도 높이는 것이 맞다.

하지만 골퍼들은 높아진 이용료만큼의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일부 골프장은 잔디 보호라는 이유로 티잉 그라운드에 고무 매트를 깔아 놨다. 페어웨이에는 잔디가 파인 곳이 많다.

그린에는 잔디보다 모래가 더 많을 정도로 관리가 엉망인 곳도 있다. 가장 막대한 이익을 취하는 카트비를 올려놓고도 카트는 5년 이상 된 모델 그대로다. 이용객이 늘어나고 이익을 위해 더 많은 팀을 받아들이다 보니 흔히 ‘소 떼 몰이’ 독촉은 더 심해졌다.

세계를 호령하는 국내 투어와 선수들의 선전으로 골프가 조금씩 대중 스포츠로 자리 잡아가는 듯했다. 하지만 다시 귀족 스포츠로 돌아가고 있는 느낌이다.

정부는 지난 10월 일부 골프장의 과도한 요금 인상과 같은 편법 운영 등을 점검하고 있다. 지속적인 점검을 통해 서비스 품질을 높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골프장들은 코로나19 특수가 평생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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