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매수 톱5 중 4곳은 게임업체
[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올해 해외 원정 개미들이 미국과 중국을 넘어 일본 주식에도 주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닛케이225지수는 지난달 29년만에 2만6000선을 탈환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2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전날 닛케이225지수(닛케이평균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53.92포인트(1.34%) 상승한 2만6787.54에 거래를 마쳤다. 1991년 4월 이후 약 29년 반 만에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토픽스지수도 13.46포인트(0.77%) 오른 1768.38로 장을 마쳤다.
그간 일본 주식은 기본 거래 단위가 100주라는 제도적 한계, 한국과 특수관계 등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원정 개미들이 일본 주식에도 투자 비중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달리 시차 없이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본 거래 단위가 100주라는 제도적인 한계 때문에 일본주식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일본주식 거래금액이 전체 해외주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에 불과하지만 그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일본주식 투자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 주식 보관잔액은 24억9658만달러(약 2조76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3% 올랐다. 일본 주식 보관잔액은 지난 7월 처음으로 20억달러를 돌파한 뒤 꾸준히 월 기준 20억달러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박주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영향으로, 미국 주식으로 입문한 투자자들이 공부하면서 점차 국내 기업과 밸류체인으로 연결된 일본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라고 했다.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들은 일본 주식시장에서 게임 등 ‘언택트(비대면)’ 기업에 가장 많이 주목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게임 업체를 자회사로 둔 반다이남코 홀딩스가 일본 증시 순매수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투자자들은 반다이남코 홀딩스 주식을 1억7689만달러어치 샀다. 같은 게임 업체인 가도카와 드왕고(1억3804만달러)가 3위, 코나미(1억1193만달러)가 4위를 차지했다. 또 QR코드 결제 등 핀테크 업체인 Z홀딩스 등도 순매수 상위권에 들었다.
아울러 내년에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경기민감주가 유망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 연구원은 “백신 보급이 시작되고 코로나19 3차 확산세가 잦아들기 시작하는 2021년은 게임 콘텐츠와 같은 비대면 소비 수혜주에 비해 경기순환 업종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 밖에도 니덱 등 전기차 부품주, 후지쯔 등 5세대(G) 통신장비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