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비마약류’ 가능성에 주식·ETF ‘천정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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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비마약류’ 가능성에 주식·ETF ‘천정부지’
  • 황인욱 기자
  • 승인 2020.12.02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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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마약위원회, 대마 마약류 제외 검토
美 대마업체 주가 최대 188.40% 상승
북미 증시에서 대마 관련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의 가격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17일 캐나다가 대마초 전면 합법화를 선언한 뒤 한 소비자가 마리화나 가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북미 증시에서 대마 관련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의 가격이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17일 캐나다가 대마초 전면 합법화를 선언한 뒤 한 소비자가 마리화나 가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매일일보 황인욱 기자] 북미 증시에서 대마 관련주와 상장지수펀드(ETF)가 폭등세다. 대마가 마약류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어서다. 대마 관련 파생상품이 신시장으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1일(현지시간) 마켓워치 등 외신에 따르면 국제연합(UN) 마약위원회가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대마초를 마약류에서 빼라는 권고를 수락할 가능성이 커졌다. 2일 UN 마약위원회는 대마초와 대마초 수지를 마약에서 제외하는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뉴욕거래소에서 대마 관련주는 일제히 급락했다.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거다. 세계최대 대마 생산업체인 캐노피 그로스는 전 거래일 대비 7.43% 내린 26.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오로라 카나비스와 틸레이도 저마다 16.52%, 10.73% 급락했다.

이들 업체의 11월 상승률은 매서웠다. 캐노피 그로스와 오로나 카나비스는 한 달 새 각각 53.30%와 188.40% 폭등했고, 틸레이도 53.32% 올랐다.

대마 관련주 급등 현상은 국내 증시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의료용 대마 사업을 영위하는 오성첨단소재는 지난달 주가가 33.58%나 상승했다.

대마 ETF의 상승률도 대마 관련주 못지않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ETFMG 얼터너티브 하베스트 ETF’와 캐나다 증시에 상장된 ‘호라이즌스 마리화나 생명과학 ETF’의 가격은 지난달 각각 49.33%와 57.01% 급등했다. 국내 자산운용사의 상품도 웃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자회사인 미국 ETF전문 자산운용사 글로벌X의 ‘글로벌 X 카나비스 ETF’는 지난달 57.01% 상승했다. 이 상품은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다.

대마 관련 파생상품은 앞으로 더 주목받을 걸로 보인다. UN 마약위원회의 WHO 권고 수락 가능성뿐만 아니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마 합법화 기조를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자는 지난 대선 토론 당시 대마를 연방 차원에서 합법화하는 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대마 시장이 호황인 점도 투자자의 이목을 끈다. 미국 대마 산업 분석기업인 아크뷰(Arcview Market Research)와 비디에스 애널리틱스(BDS Analytics)에 따르면, 올해 미국 내 대마 판매량은 158억달러(약 17조8000억원)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판매량(121억달러) 보다 30.5%(37억달러) 급증한 수준이다.

데이비드 애버내시 아크뷰 부사장은 “코로나19 사태로 과거와 비교해 최근 자본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지만 이 기간 중 대마 산업은 성장했고 투자자들이 돈을 넣기에 좋은 곳이 됐다”며 “만약 바이든 행정부가 대마를 합법화한다면 이런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국내 시장에서 파생상품이 나올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운용사의 이미지 실추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아무리 대마가 마약류에서 제외된다고 한들 관련 ETF를 만들 곳은 없을 것”이라며 “신뢰를 먹고사는 운용사 입장에서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대마 관련 파생상품이 장기 투자처로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대마 합법화를 진행한다고 해도 그게 실질적으로 기업의 실적으로 이어져 수익이 늘어날지는 미지수”라며 “테마성으로 접근해서 투자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당업무 :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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