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조 적립 연금보험 수익률 ‘돼지저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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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조 적립 연금보험 수익률 ‘돼지저금통’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12.01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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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연평균 수익률 1.71%…수수료 떼면 1%채 안돼
수익률 부진에 증권사 펀드로 갈아타는 고객 급증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140조원 규모의 연금저축보험 수익률이 시중은행 예금이자에도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금저축보험은 연금저축 가입자 10명 중 7명꼴로 선택하는 상품이다. 원금 손실 위험이 없어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많은 직장인들이 선택해 왔다.

하지만 초저금리 충격파에 연금저축보험의 성과가 크게 부진해지면서 은퇴 이후를 책임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보험업계 따르면 18개 생명보험사가 판매한 연금저축보험의 최근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1.71%다.

이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1.0%보다는 소폭 높지만,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인 1.90%에는 못미친다. 매년 1.75%의 운용수수율을 떼어가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최근 1년 기준으로만 봐도 연금저축보험의 수익률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각각 1.84%, 1.5%에 그쳤다. 최저 보증이율 역시 0.5~1%대에 불과했다. 

수수료를 떼고 낸 연금저축보험의 실질 수익률은 더 초라하다. 한화손해보험 0.16%에 이어 △현대해상(0.34%) △흥국화재(0.37%) △한화생명(0.55%) △삼성화재(0.55%) △롯데손해보험(0.60%) △ABL생명(0.65%) △DB손해보험(0.69%) △더케이손해보험(0.79%) △KB손해보험(0.79%) △교보생명(0.84%) 순으로 성과가 부진했다.

수익률과 별개로 연금저축 시장 자체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노후 대비 목적과 아울러 소득 수준에 따라 연 4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금저축 적립액 규모는 지난 2016년 말 118조원에서 2017년 128조원, 2018년 135조원, 2019년 말 143조400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 6월 말에는 147조1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적립액 기준으로는 연금저축보험의 비중이 올해 6월 말 기준 73.1%(107조6000억원)로 가장 높다. 연금저축신탁은 11.8%(17조4000억원), 연금저축펀드는 10.8%(16조원)였다.

연금저축신탁·보험은 원금 보장상품으로 은행과 보험사가 알아서 운용하고 수익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준다. 다만 저금리 심화로 운용환경이 악화하자 최근에는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펀드로 갈아타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KB증권·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 등 주요 증권사의 올해 1~9월 연금저축펀드 신규 가입자 수는 21만191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6만732명에 비해 무려 249% 늘어난 수치다. 연금저축펀드의 가입자 숫자는 지난해 말 94만1000명에서 110만3000명으로 6개월 만에 16만2000명이 순증했다. 반면 연금저축보험과 신탁은 가입자가 감소가 뚜렷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연금저축보험 가입자 숫자는 478만3000명으로 지난해 12월 말 481만7000명보다 3만4000명이 줄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저금리 속에 내가 넣는 금액에 대해 좀더 나은 성과를 내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연금저축보험·신탁에서 연금저축펀드로 많이 이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연금 저축 보험은 상품 구조상 가입 기간이 10년 정도 지나야 공시이율 정도의 수익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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