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매각에 속도내는 대한항공…송현동 부지만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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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매각에 속도내는 대한항공…송현동 부지만 ‘속앓이’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12.01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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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산레저개발에 이어 칼 리무진도 매각 수순
서울시와 갈등 재점화된 송현동 부지만 차질
대한항공 소유의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부지.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 소유의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부지.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비주력 사업 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서울 송현동 부지의 경우, 서울시와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서 매각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자회사 항공종합서비스는 사모펀드 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와 칼(KAL) 리무진 사업부 매각을 두고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양사는 지난달 초 칼 리무진 사업부 매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칼 리무진은 대한항공 자회사에서 운영 중인 공항버스 사업이다. 1992년부터 서울 시내 주요 호텔과 김포·인천국제공항을 잇는 노선을 운행했으며, 우등 고속버스 약 70대를 보유하고 있다.

항공종합서비스는 지난해 매출 431억원에 2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공항 이용객이 줄어들면서 경영난이 심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은 내년 초 완료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매각 금액을 200억~3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왕산레저개발도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대한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왕산레저개발은 인천 영종도의 레저 시설인 왕산마리나를 운영 중이다. 대한항공은 최근 칸서스·미래에셋대우와 왕산레저개발 매각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매각 대금은 1300억원이며, 내년 1분기 계약이 완료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자구 노력으로 올해 1조5000억원을 확보하고, 내년까지 누적 2조원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앞서 기내식 사업과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을 9906억원에 매각하고, 유상증자를 통해 1조127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상태다. 또 제주 연동 사택 등 유휴 자산 매각을 통해 419억원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다만, 송현동 부지 매각과 관련해서는 서울시와 갈등을 빚으며 자구 계획이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 대한항공은 당초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로 매각 합의문에 서명할 계획이었지만, 서울시와 또 다시 이견이 생기면서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대한항공, 국민권익위원회와 함께 송현동 부지 매각을 조정을 위한 최종 합의 서명식을 하기로 했으나 돌연 계약 시점을 확정하지 말고 ‘조속한 시일 내에 계약을 체결하도록 노력한다’는 문구로 바꾸자며 이를 연기했다. 

업계에서는 송현동 부지 맞교환 대상지로 마포구 서부 운전면허시험장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마포구 주민의 반발이 커지자 서울시가 태도를 바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한항공은 국토교통부에 송현동 부지 문제에 대한 국토부 장관의 지도 및 조언 권한의 발동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한 상태다. 내년까지 이행해야 할 자구안에 송현동 부지 매각이 포함된 만큼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021년까지 이행해야 할 자구안에 송현동 부지 매각이 핵심인 만큼, 조속히 매각 절차가 이뤄져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라며 “대한항공 임직원이 고통을 분담하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절박한 상황을 감안해 국토부에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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