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한 남양주시장 "더 늦기 전에 아이스팩 잘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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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한 남양주시장 "더 늦기 전에 아이스팩 잘 버려야"
  • 김동환 기자
  • 승인 2020.11.30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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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동환 기자] "시장이 되기 전 가사 일을 분담하면서 일상에서 배출되는 생활 쓰레기 중 냉장고에 쌓여가는 아이스팩 처리의 막막함을 경험했습니다."

조광한 경기 남양주시장이 아이스팩 재사용 사업에 몰두하는 이유다.

그는 30일 "아이스팩을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다가 모서리가 날카로워 봉투가 찢어지거나 손을 다치기도 했다"며 "상당수 시민이 저와 똑같은 어려움을 겪는 것을 확인했다"고 이 사업을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조광한 경기 남양주시장이 아이스팩을 모아 온 시민에게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주고 있다.
조광한 경기 남양주시장이 아이스팩을 모아 온 시민에게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주고 있다.

조 시장은 이 사업에 앞서 '생활 쓰레기 20% 감량' 정책을 추진했다.

내년부터 수도권매립지 반입총량제가 시행되는데, 남양주시를 포함한 다수 지자체가 할당량을 초과하면서 수수료 가산과 반입 정지 등 벌칙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당장 종량제 봉투를 줄여야 했고 작지 않은 부피를 차지하는 아이스팩이 골칫거리였다고 한다.

국내 아이스팩 사용량은 2016년 1억1천만개에서 지난해 2억1천만개로 증가했다. 국민 1인당 4개꼴로 사용한 셈이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식자재 등의 인터넷 주문이 늘면서 아이스팩은 더 쌓였다.

올해는 3억2천만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아이스팩 충전재는 미세 플라스틱이어서 땅에 묻으면 자연 분해되는 데 500년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리 문제를 고민하던 중 일부 가정과 점포에서 아이스팩을 버리지 않고 다시 얼려 사용하는 것을 보고 재사용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남양주시는 시내 16개 읍·면·동 주민센터에 아이스팩 수거 창구를 마련하고 조 시장이 직접 나서 홍보 활동도 벌였다.

참여를 유도하고자 아이스팩 5개를 가져오면 10ℓ짜리 종량제 봉투를 제공했다. 두 달여 만에 34만개를 모았고 시민 만족도도 높았다.

그러나 다양한 크기와 재질의 아이스팩이 쏟아져 나오면서 처리비용이 많이 들어 남양주시 혼자만으로는 한계를 느꼈다.

관내 기업체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수요를 조사해 보니 비규격화, 업체명 인쇄, 내용물 비표준화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조 시장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대통령에 편지를 보내 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했다.

아이스팩을 표준화해 소주병처럼 공용화하고 생산·공급업체가 50% 이상을 재사용하도록 법제화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어 전국적인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고 판단, '더 늦기 전에'라는 이름을 붙여 릴레이 캠페인을 시작했다.

조 시장은 "마구 버려진 아이스팩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다"며 "환경을 지키는 작은 실천이 지구와 인류를 구하는 큰 힘으로 작용하는 만큼 많이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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