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올라도 ‘파킹통장’ 이자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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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 올라도 ‘파킹통장’ 이자 역주행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11.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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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2% 이자 지급…현재 1%대 줄줄이 인하
저금리 심화에 따른 ‘역마진’ 부담 영향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하루만 돈을 넣어놔도 2%대 이자를 지급해 목돈을 잠시 보관하는 고객에게 인기가 높았던 ‘파킹통장’의 금리가 잇따라 떨어지고 있다.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는 반면, 저금리 심화로 인해 금융권이 예금 이자는 줄이고 있어 금융소비자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모바일뱅크 사이다뱅크에서 판매해 온 ‘입출금통장’의 금리를 연 1.5%에서 1.3%로 내렸다. 올해 7월10일 금리를 연 1.7%에서 1.5%로 낮춘 데 이어 약 3개월 만에 인하 조치다. 아울러 상상인저축은행의 파킹통장 ‘뱅뱅뱅 보통예금’도 금리를 연 1.7%에서 1.6%로 0.1%포인트 소폭 떨어뜨렸다. 웰컴저축은행의 인기 파킹통장인 ‘WELCOME 비대면 보통예금’ 금리도 1.6%에서 1.5%로 조정됐다.

통상 은행 수시 입출금통장은 연 0.1% 수준 이자를 지급해 재테크 효과가 미미하지만, 파킹통장은 일정 금액 이상이 통장에 예치돼 있으면 연 1%가 넘는 금리를 지급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다만 올해 한국은행의 두 차례에 걸친 금리 인하 조치에 저축은행들도 역마진을 우려해 시장보다 높은 금리를 지급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파킹통장의 이자가) 시중은행에 비해 높다 보니 실제로 많은 돈이 예치돼 비용에 부담이 높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높은 금리의 파킹통장을 판매해 온 저축은행들이 높은 금리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고객에게 돌려주는 예금 금리는 비용으로 인식되는 만큼 필요 이상의 자금이 저축은행으로 들어올 경우 예대마진 손해가 확대될 수 있어서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해 연체율 관리 등 리스크가 커지면서 대출을 무작정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일부 소비자 중에선 예금금리만 떨어지는 데에 대한 아쉬운 목소리도 있다. 지난달 대출금리는 상호저축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상호저축은행 대출 금리(연 10.18%)는 0.45%P 상승했는데,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가계 일반신용대출의 비중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한 금융소비자는 “맨 처음 가입할 때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 매력만 보고 가입했는데, 갈수록 이자가 떨어지니깐 괜히 가입했나 하는 생각도 든다”면서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가 사라지는 가운데 저축은행 마저 이자를 내리니깐 아쉬움이 크다”고 했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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