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스피 강세인데…“내 주식은 왜 안 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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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스피 강세인데…“내 주식은 왜 안 오르나”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0.11.30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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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폭락했던 증시가 8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를 찍고 있지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개인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시장은 연일 잔치 분위기지만 정작 본인이 보유한 주식은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코스피는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처음으로 돌파했고, 이튿날인 24일에는 장중 사상 최고치와 종가 기준 최고치를 새로 쓰며 ‘코스피 2600시대’를 열었다. 코스피의 상승세는 그동안 발목 잡던 코로나19의 불안감이 백신 소식과 함께 일부 상쇄된 영향이 컸다. 여기에 미국 대통령선거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올 초부터 계속된 개인 투자 열풍이 시너지를 냈다. 특히 이달 들어 원화 강세가 지속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것이 코스피 상승 랠리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 같은 코스피 신기록 잔치는 개미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가깝다. 외국인들이 ‘바이 코리아’를 외치며 올해 코스피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데, 이들이 주로 담는 것은 삼성전자 등 대형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11월 이후 삼성전자를 2조1458억원 어치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사들였고 LG화학(1조4359억원), SK하이닉스(9502억원), 삼성SDI(3771억원) 등이 순매수 상위 4위까지 자리했다. 

반면 개인투자자 포트폴리오엔 반도체나 2차전지 종목은 없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든 대한항공만이 주가가 26.87%로 크게 올랐고, 나머지는 한자릿수 보합권에 머물렀다. 공모주 열기를 이어받은 교촌에프앤비 역시 상장 이후 주가가 힘에 부치며 26.77%의 큰 폭 손실을 냈다. 

이는 개인들이 대형주보다 주당 가격이 보다 저렴해 접근성이 높은 성장주나 테마주, 코스닥에서 낙폭이 컸던 종목에 주로 투자해서다. 이 때문에 자산 규모가 큰 고객들은 수익을 누리지만,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중·소형주 비중이 커 수익률이 정체되거나 손실을 본다. 또한 대형주에 투자했더라도 손실을 보다가 수익구간에 접어들면서 매도하는 분위기다.

최근 주가에 불붙은 삼성전자만 봐도 외국인과 개인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삼성전자를 줄기차게 사들이던 개인투자자는 이달 들어 2조3156억원을 내다 팔고 있다. 반면 외국인은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2조1947억원 넘게 사들이며 지수 상승의 주역으로 다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처럼 정보를 발 빠르게 입수하고 방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투자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달리는 장세에 특정 종목을 합리적인 근거 없이 추격 매수하는 것은 상투를 잡는 꼴이 될 수도 있으니 개인투자자들도 현명한 투자판단으로 강세장에 잔치를 벌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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