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종부세 폭탄에 전셋값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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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 종부세 폭탄에 전셋값 급등
  • 전기룡 기자
  • 승인 2020.11.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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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전셋값 0.17% 상승…강북대비 0.05%포인트 높아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조정…세 부담에 전세 매물 감소
강남 전셋값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강남 전셋값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강남 전셋값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수급 불균형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 속에 전년보다 대폭 오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고지서가 날라온 영향이다. 여기에 기존에 전셋값을 끌어올렸던 거주요건 강화, 새 임대차법 등의 요인도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 강남 전셋값은 전주 대비 0.17% 상승했다. 이는 서울 평균 상승폭(0.15%)보다 0.02%포인트 높은 수준이자, 강북 평균 상승폭(0.12%)보다 0.05%포인트 높은 수치이다.

강남 전셋값은 10월 둘째 주부터 강북보다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당시는 상승폭 격차가 0.01%포인트에 불과했다. 그러나 10월 넷째 주 들어 격차가 0.04%포인트 수준으로 확대되더니 11월 첫째 주부터 현재까지는 0.05%포인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민간에서 내놓은 자료도 마찬가지다.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에 따르면 같은 기간 강남 전셋값은 전주 대비 0.65% 오르면서 강북 전셋값(0.56%)보다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강남 전셋값은 10월 넷째 주 이래로 5주 연속 강북보다 높은 상승폭을 기록 중이다.

강남 전셋값이 치솟은 까닭으로는 최근 고지된 종부세가 거론된다. 국세청은 올해 6월 1일 기준 주택과 토지 보유 현황을 토대로 종부세를 지난 23일 고지했다. 올해는 과세표준을 산출하기 위해 공시가에 곱해주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5%에서 90%로 상향 조정된 첫 해이다.

그 결과 결정세액이 급증한 사례가 속출했다.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전국 평균 5.98%이다. 하지만 서울 강남지역과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지의 30억원 이상 초고가 주택은 공시가격이 30% 가까이 올라 세 부담도 증대됐다.

늘어난 세 부담은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졌다. 집주인이 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전세보다 반전세 혹은 월세를 선호하다 보니 매물이 보다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전세 매물의 감소는 공급과 수요의 법칙에 따라 전셋값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집주인 입장에서 세금이 늘어난다면 보증금을 통해 회수할 수 밖에 없다”면서 “보증금을 따져봤을 때 강북보다는 강남이 더 규모가 크기 때문에 세 부담이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종부세 등 세 부담만으로 전셋값이 상승하기 힘들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재 거주요건 강화, 기준금리, 새 임대차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전셋값이 급등한 것이기 때문에 세 부담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공시가 상승에 따른 세 부담은 전셋값을 올리는 요인 중에 하나일뿐”이라며 “변동률로 보면은 강남4구 등이 높게 나타날 수 있겠지만 실거래가 기준으로는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한 달간 실거래가 기준으로는 강서구가 가장 크게 전셋값이 뛰었다”면서 “강서구에 이어 강남구, 양천구, 노원구, 영등포구, 강동구, 마포구, 서초구 등도 전셋값이 많이 올라 강남에 한정해서 말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한편,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강남 전세수급지수는 192.8로 강북(190.4)보다 전세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0~200범위의 전세수급지수는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매물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담당업무 : 건설 및 부동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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