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CEO 평가-전자③] 이동훈 삼성D 사장, 실적하락 속 ‘QD’로 실력 보여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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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CEO 평가-전자③] 이동훈 삼성D 사장, 실적하락 속 ‘QD’로 실력 보여줄 때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11.2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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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3년간 실적하락 지속…中 디스플레이 저가 공세 영향
脫LCD, QD로 전환 ‘속도’…대형 디스플레이서 ‘초격차’ 노려
중소형 OLED ‘여전한’ 강자…폴더블 OLED 기술 리더십 강화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의 취임 후 3년은 ‘가시밭길’이었다.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추진 중인 퀀텀닷(Q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상용화 시점과 시장 확대가 추후 거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사장 취임 3년간 실적이 꾸준히 하락했다. 취임 후 첫해인 2018년 영업이익은 2조5221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 역시 영업이익이 2018년 대비 41% 준 1조4668억원에 불과했다. 이 사장의 취임 전인 2017년과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무려 72% 가량 감소했다.

이 사장은 취임 이후 대외적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바빴다. 2017년과 2018년은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약진에 성공한 해이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 지원을 뒤에 업은 기업들에 국내 업체들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1위의 자리를 내줬다. 중국 기업들은 값싼 인건비와 지원금을 기반으로 저가 공세를 펼쳤고, 국내 업체들은 ‘LCD 패널을 팔면 팔수록 손해’인 상황에 놓이게 됐다.

공교롭게도 중국의 공세와 이 사장의 취임시기와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몰락 시기가 맞물렸다. 이 사장은 이 때문에 취임 기간 이렇다 할 실적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 성장보단 하락을 방어해야 하는 시장 상황에서 경영 전면에 나서야 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며 중소형 패널 수요 증가로 실적 개선 신호가 나타나곤 있지만 아직 위기를 탈출했다고 보긴 어렵다.

이 사장은 ‘초격차 기술’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기존 LCD 위주의 대형 패널 사업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QD-OLED 상용화로 위기를 탈출하겠단 포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QD 디스플레이를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로 지목하고 오는 2025년까지 총 13조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QD 디스플레이 장비를 반입하는 등 상용화를 목전에 두고 있다.

LCD 대형 패널 사업은 내년 모두 철수할 계획이다. ‘효자 제품’이었던 LCD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빼는 결단에는 이 사장의 ‘QD 디스플레이 전환’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디스플레이가 QD 디스플레이 상용화에 성공하더라도 ‘가격 경쟁력’ 확보는 숙제로 꼽힌다. 차세대 기술로 꼽히는 만큼 수율(투입 수 대비 양품 비율) 최적화를 달성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장은 대형화·고화질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는 TV 시장 변화에 충족하면서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재계에선 이 사장에게 남아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고 본다. 내년 3월이면 3년의 임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최고경영자 중에서 만 61세의 나이는 적지 않은 편이라 이번 연말 인사에서 거취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QD 디스플레이 개발의 결실을 볼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QD 디스플레이는 LCD 철수에도 대형 디스플레이 자체를 포기해선 안 된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사업이다. 이 부회장은 충남 아산 소재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찾아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 기술만이 살길”이라며 QD 디스플레이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이 사장이 대형 디스플레이에선 중국의 공세를 막지 못했지만, 스마트폰 등 중소형 OLED 분야에선 여전히 ‘절대강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점은 성과로 꼽힌다. 중국 업체들은 LCD 패널에 이어 중소형 OLED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는데, 이를 높은 품질로 방어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디스플레이의 세계 중소형 OLED 패널 시장 점유율은 86.1%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만 따지면 90%를 넘는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스트폰용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최초로 선보이며 기술리더십이 여전하다는 점을 증명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을 단순한 경영 악화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중국 업체의 IT굴기 상황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는 여전히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절대 강자의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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