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보험 판매 늘린 생보사 ‘역마진 부메랑’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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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보험 판매 늘린 생보사 ‘역마진 부메랑’ 맞나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11.2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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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노린 2%대 저축성 보험 판매 급증
“새어나갈 돈만 많아져…수익성 악화 될 것”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올해 생명보험사에서 저축성보험이 불티나게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와 저금리가 맞물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찾는 고객들이 늘어난 영향이지만, 앞으로 보험사의 역마진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생보사의 보험료 수입은 81조5401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조3432억원(4.3%) 증가했다. 이 중 저축성 보험료가 무려 2조3391억원 늘어 보장성 보험료(1조3126억원)를 넘어섰다.

저축성보험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올해 2월과 3월 생사혼합보험 초회보험료가 각각 작년 같은 달보다 77.1%, 100.0% 급증했다. 사망보험 초회보험료가 2월 11.5%, 3월 13.2% 증가하고 연금보험 초회보험료는 8.0%, 22.0%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전염병 확산은 급격한 소비 위축을 가져오는 데다 보험설계사 등 대면 영업에도 부정적이지만, 오히려 신규 가입자가 늘고 기존 계약 해지도 많지 않았다.

생보사의 저축성보험 수입이 늘어난 배경은 역시 저금리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친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지자 시장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주는 보험사 저축성보험으로 자금 수요가 높았다. 특히 만기가 길지만 비과세 혜택 있어 고액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인기가 높다.

현재 저축성보험은 2%대 초중반 수준의 이자를 지급한다. 보험사별로는 △삼성생명(2.30%) △교보생명(2.28%) △흥국생명(2.27%) △한화생명(2.26%) △ABL생명(2.23%) △신한생명(2.22%) △KB생명(2.20%) △동양생명(2.25%) △오렌지라이프(2.20%) △미래에셋생명(2.20%) △DGB생명(2.00%) 순이다. 저축보험의 공시이율은 연초보다는 다소 떨어졌지만,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1.30%보다는 여전히 두 배 가까이 된다.

사모펀드 사태로 판매할 만한 금융상품 찾기가 어려워진 은행도 저축보험 판매에 열을 올렸다. 은행이 받는 저축성 보험 수수료는 최대 2% 정도다. 보장성보험(5~8%)보다 수수료율이 낮지만 저축성보험은 건당 보험료가 훨씬 높은 편이다.

다만 저금리 상황에서 보험사의 자산운용이익률이 떨어지는 가운데 저축보험이 장기적으로 생명보험사의 수익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자산운용이익률 하락은 특히 대형 생보사의 이차역마진 악화로 이어진다. 이차역마진은 자산운용으로 버는 돈보다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이 많다는 의미다.

현재 보험사의 자산운용이익률은 2% 정도로 지난해 3.5% 대비해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생보사 이차역마진 규모는 3조9000억원으로 전년대비 3000억원 확대됐다. 올해 이차역마진 규모는 4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저축보험은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상대적인 금리 경쟁력으로 주목받았다”면서 “현재 저축보험의 공시이율 수준이 2% 초반인데, 이 공시 이율을 넘어서는 수익성 높은 자산을 찾기 어렵다. 저축보험 확대는 이차 역마진을 확대해 보험사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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