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기관차 퇴출… 기후변화 대응 관련 기술혁신 놓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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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차 퇴출… 기후변화 대응 관련 기술혁신 놓칠 수도”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0.11.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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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기 회장 “산업 존립 기반 자체 위협” 우려
정만기 회장이 26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 열린 ‘제6회 산업발전포럼 및 제11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자동차산업협회 제공
정만기 회장이 26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 열린 ‘제6회 산업발전포럼 및 제11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자동차산업협회 제공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내연기관차 퇴출정책이 산업 존립 기반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칫 온실가스 발생을 자동차에서 발전소로 옮기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산업연합포럼 및 자동차산업연합회는 26일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산업 및 에너지 분야 전환 과제’를 주제로 제6회 산업 발전포럼 및 제11회 자동차산업 발전포럼을 개최, 이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및 자동차산업연합회장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탄소배출 감축은 불가피하나, 이는 세계 각국과 우리의 여건을 잘 살펴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최근 전 세계 탄소 배출량 중 28.4%를 차지하는 중국은 2060년 탄소중립 선언을 했고, 14.6%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은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 배출량 중 1.8%만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가 이 국가들보다 앞서가는 감축 방침은 우리의 산업 여건과 탄소배출이 많은 나라들이 더 감축해야 한다는 당위성 측면에서 적절한 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정 회장은 “세계에는 약 13억대 차량이 운행 중인데 2035년까지 다른 것은 일정하되 모든 내연기관차가 전기차로 전환되고, 이중 절반만 동시 충전한다 해도 3000GW의 현 발전설비 규모는 7500GW 규모로 확대돼야 한다”면서 “중국의 경우 현재 전체발전량 중 68%는 석탄발전이 차지하는데, 지금도 100GW의 새로운 석탄발전소를 건설 중이고 앞으로도 150GW를 추가 건설 예정인 상황에서, 내연기관차 퇴출로 인한 탄소배출 감축분과 전기차용 석탄발전에서 나오는 탄소배출 증가량을 비교하면 내연기관차 퇴출이 답이 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작년 4월 독일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디젤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은 원유 시추·생산 단계에서 24g/km, 주행 단계에서 117g/km이 발생함으로써 최종 배출량은 141g/km로 나타나는 반면, 전기동력차는 발전원별에 따라 더 많은 탄소배출이 나온다. 전기차 주행 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무연탄 발전 전기 사용 시 159g/km, 갈탄발전 전기 사용 시 204g/km, 가스발전 전기사용 시 83g/km이 발생하며, 배터리 생산과 재활용에서도 이산화탄소는 73g~98g/km 배출된다.

최종적으로 무연탄 발전 전기차는 232g~257g/km, 갈탄발전 전기차는 277g~302g/km, 가스발전 전기차는 156g~181g/km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함으로써 디젤자동차보다 훨씬 많은 탄소배출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내연기관차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줄이는 기술혁신 노력은 진행형이어서 어떤 에너지원을 쓰는 차량이 Well to Wheel(유전부터 바퀴까지) 관점에서 친환경적인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점과 전기차만 판매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배터리 원료 조달 애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배터리의 대부분 원료는 중남미, 아프리카, 중국 등에 집중 매장돼 있고, 중국 기업들이 전 세계 광산을 장악해가고 있어 우리 기업들은 언제든지 원료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점도 대비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전기차, 수소차, 경유차, 바이오메탄차, 가솔린차 등 에너지원별 자동차 산업의 포트폴리오는 오히려 강화돼야 할 것”이라며 “내연기관차 퇴출은 기후변화 대응 관련 다양한 기술혁신 기회를 스스로 놓치게 될 뿐만 아니라 산업 존립 기반 자체를 위협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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