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CEO 평가-정유] 현대오일뱅크, 2분기 연속 흑자…‘고배당’ 올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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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CEO 평가-정유] 현대오일뱅크, 2분기 연속 흑자…‘고배당’ 올해도?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11.25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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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호 사장, 2021년 3월 임기 만료, 유임 가능성 크지만 실적 악화 책임론
경쟁사 대비 실적 양호, 석유화학사와 합작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성과
현대오일뱅크, 경영실적 악화에도 작년까지 고배당 정책 유지…올해 배당율은?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SK네트웍스로부터 인수한 서울 강남구 오천주유소를 방문, 일일 주유원으로 활동하며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현대오일뱅크 제공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사장이 SK네트웍스로부터 인수한 서울 강남구 오천주유소를 방문, 일일 주유원으로 활동하며 고객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현대오일뱅크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정유업계가 고난의 시기를 맞고 있다. 대부분 기업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현대오일뱅크는 분기 흑자를 기록하는 등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대한 조기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분기 132억원에 이어 3분기에도 352억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크게 감소한 수치지만 업계 내 경쟁사들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과 대조적 모습이다.

이러한 조기 흑자 전환은 강달호 사장 체제에서 꾸준히 제품 포트폴리오 다양화와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 결과다.

강 사장은 임기 첫해인 2019년 롯데케미칼과 합작법인 현대케미칼에 투자했다. 중질유 분해설비(HPC)를 지으며 석유화학 사업에 진출하는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또 현대코스모, 현대OCI 등 합작사를 늘리며 석유화학 사업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올해는 SK네트웍스가 운영해온 직영주유소(SK엔크린) 306개를 인수해 시장 점유율 22.2%로 업계 2위로 도약했다. 이러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올해 현대오일뱅크가 경쟁사에 비해 빠르게 흑자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정유·화학업계 최초로 ‘탄소중립 그린성장’을 신성장 전략 카드로 내세우고 있다. 이는 친환경 사업 로드맵 일환으로 강 사장은 최근 친환경 사업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를 꾀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맞춰 수소충전소 사업 확대에 나섰다. 기존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해 오는 2025년까지 80개의 수소충전소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2030년까지 180개소, 2040년에는 300개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러한 이유로 강달호 사장은 내년에도 유임 가능성이 크다. 강달호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최근 재계 내에서 불확실성 증가에 따라 변화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어 경쟁사 대비 양호한 실적을 올린 강 사장의 입지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현대오일뱅크가 정유사업 비중을 낮추고 비정유 부문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사업의 연속성 측면에서 강달호 사장의 역할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지속적인 실적 악화는 아쉬운 부분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7년 1조37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2018년 6395억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이후 강달호 사장이 부임하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2019년에는 4201억원을 기록하며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올해는 2~3분기 흑자를 기록했지만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5147억원으로 적자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황이 나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경영실적에 대한 책임은 결국 대표이사에게 책임이 있는 만큼, 강 사장도 지난 2년간 성적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또 올해 63세의 나이도 걸림돌이다.

그러나 그룹 내 권오갑 회장이 70세인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35년간 현대오일뱅크에서 생산, 연구개발, 신사업 등 다양한 직무를 거쳤다는 점도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변화를 꾀하는 현대오일뱅크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최근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고배당 정책을 이어갈지는 두고 볼 일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아람코에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를 매각했지만, 여전히 74.13%의 지분을 갖고 있다. 당초 현대오일뱅크는 현대글로벌서비스와 함께 그룹 오너가의 자금 확보를 위한 자금원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2017년 배당성향은 73.94%였고, 2018년에는 당기순이익이 줄어들며 배당성향을 60.96%까지 낮췄지만, 2019년에는 당기순이익이 2760억원까지 감소했음에도 다시 배당성향을 73.60%로 늘렸다. 올해는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여전히 현금배당을 통한 지주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할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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