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징계를 청구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 정책 등 논란마다 계속돼 온 '침묵의 정치'라는 관측이 많지만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국민의힘은 "국민들은 문 대통령이 불법비리에 직접 연루되지 않았나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여성폭력 추방주간' 시행 첫날인 2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모든 폭력이 범죄이지만, 특히 여성폭력은 더욱 심각한 범죄"라며 "여성폭력은 보이지 않는 곳, 가까운 곳, 도움받지 못하는 곳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우리 모두 감시자, 조력자가 돼 근절에 동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 총장 사태에 대해선 침묵을 유지했다. 전날에도 청와대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문 대통령이 추 장관의 (윤 총장 직무배제) 발표 직전에 관련 보고를 받았다. 다만 이에 대한 별도의 언급은 없었다"고 전한 바 있다. 의례적인 메시지는 내면서도 정작 국정의 핵심 사안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이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율사 출신 국민의힘 의원들의 비공개 회의에 앞서 "추 장관의 이런 폭거도 문제지만, 뒤에서 이것을 묵인하고 어찌보면 즐기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훨씬 더 문제"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이 너무 이상하다. 추 장관이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수사하려는 윤 총장을 노골적으로 쫓아내려 하는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한다"며 "국민들은 문 대통령이 불법비리에 직접 연루되지 않았나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윤 총장의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문 대통령을 직접 조준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