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보다 나은 아우”… 기아차, ‘비주얼’ 앞세워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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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보다 나은 아우”… 기아차, ‘비주얼’ 앞세워 질주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0.11.25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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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10월 고수익 차종 RV 판매 현대차 제쳐
파워트레인 등 공유… 디자인 경쟁력 우세 평가
기아차 카니발은 7개월 연속 판매 1위를 지키던 현대차 그랜저를 제치고 지난달 최다 판매 차종에 등극했다. 사진=성희헌 기자
기아차 카니발은 7개월 연속 판매 1위를 지키던 현대차 그랜저를 제치고 지난달 최다 판매 차종에 등극했다. 사진=성희헌 기자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서자’로 인식되던 기아자동차가 최근 현대자동차를 앞서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한 ‘형제’임에도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한 기아차의 질주가 두드러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기아차의 레저용차량(RV)은 21만5103대 판매되며 현대차(17만51대)를 제쳤다. RV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미니밴 등을 포함한 고수익 차종이다. 기아차는 이 같은 RV 인기에 힘입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올해 사상 최대 내수 판매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기아차의 역대 최대 내수 판매기록은 지난 2016년 53만5000대였다. 기아차는 지난달까지 이미 국내에서 46만3020대를 판매했다. 월 평균 4만6000여대가 판매된다고 가정할 시 올해 55만5000여대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추산된다. 게다가 기아차는 두 달 연속 내수와 해외시장에서 판매를 늘리며 실적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아울러 기아차는 올해 3분기 대규모 품질비용 반영에도 흑자를 내며 현대차를 능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기아차는 올 3분기 1조2592억원의 품질 비용을 반영했음에도 RV 중심의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로 1952억원의 흑자를 냈다. 반면 현대차 대규모 품질 비용 반영으로 3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기아차 카니발은 7개월 연속 판매 1위를 지키던 현대차 그랜저를 제치고 지난달 최다 판매 차종에 등극했다. 카니발은 10월 국내에서 1만2093대가 팔리며 전체 자동차 모델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올해 8월 출시된 4세대 카니발은 고객 인도 후 3개월 만에 2만6646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신형 카니발이 대형 SUV 수요까지 대거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아차는 해외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기아차는 미국에서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12.2% 늘어난 5만6094대를 판매하며 5만8449대(-1.0%)를 판매한 현대차의 뒤를 바짝 쫓았다. 기아차 북미전용 모델 텔루라이드는 9697대가 팔리며 월간 최다 판매량을 갱신했다. 기아차는 지난 9월 미국 시장에서 5만5519대를 판매해 현대차(5만4790대)의 판매량을 넘어서기도 했다. 유럽에서도 기아차는 지난달 4만1727대를 판매하며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 늘었다. 반면 현대차는 3만940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6% 줄었다.

이 같은 배경에는 기아차의 디자인 경쟁력이 그만큼 강화됐다는 평가다. 대대적인 디자인 혁신에 나선 기아차는 지난해 카림 하비브 전무를 기아디자인센터장으로 영입하고, 올해 3월 요한 페이즈 상무를 기아내장디자인실장에 임명했다. 지난달에는 BMW 출신 강원규 디자이너를 기아디자인이노베이션실장 상무로 영입했다. 외부 인재를 지속적으로 영입해 기아차의 디자인 역량 강화에 주력한 것이다. 이에 따라 잇달아 출시된 신형 K5·쏘렌토·카니발 모두 호평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행성능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등 자동차 기술이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되면서 구매 핵심 요소로 디자인이 부각되고 있다”며 “기아차는 고객 수요가 늘고 있는 RV 비중이 높은 데다 디자인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어 수익성에서도 최근 현대차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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