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CEO 평가-배터리] 전영현 삼성SDI 사장, “100년 기업 초석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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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CEO 평가-배터리] 전영현 삼성SDI 사장, “100년 기업 초석 다진다”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11.2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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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표선임 이후 흑자전환과 지속 성장세…경영능력 입증, 올해 연임 성공
시장 점유율 경쟁에선 한발 물러서, 기술력 확보 통한 경쟁력 확보에 주안점
이재용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과 협력 분위기 조성…구체적 수주 성과 올려야
전영현 삼성SDI 사장이 기흥 사업장에서 2020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SDI 제공
전영현 삼성SDI 사장이 기흥 사업장에서 2020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SDI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SDI가 과거 PDP, LCD 등 디스플레이에서 리튬이온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며 100년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1970년 창립 당시보다 매출 10만배, 임직원 수 40배 이상 증가하며 성장을 거듭해왔다. 특히 주력 사업을 리튬이온 배터리와 ESS로 전환하면서 차세대 배터리 등 초격차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2017년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적자를 보던 회사를 흑자전환한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올해 초 연임에 성공했다. 삼성그룹 사장단에서 흔치 않은 60대의 나이와 지난해 말 논란이 됐던 ESS 화재 문제, 사외이사 4명의 신규 선임 등 연임이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 속에서도 재신임을 얻는 데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전 사장의 연임은 그동안의 실적이 반영된 성과주의 인사로 평가하고 있다.

전 사장은 부임 첫해부터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삼성SDI의 꾸준한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비록 2019년 ESS 화재 문제로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지만, 코로나19로 경영활동이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9월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LG화학이 19.9GWh로 1위를 차지했고, CATL(19.1), 파나소닉(15.8)에 이어 삼성SDI가 5.0GWh로 4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전세계 차량에 등록된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80.8GWh로 지난해 같은 기간 81.9GWh보다 오히려 감소한 반면, 국내 기업들의 시장점유률은 급성장했다. 삼성SDI도 전년 동기대비 67.5% 증가했다.

삼성SDI는 전 사장 체제에서 2017년 영업이익 1169억원, 2018년 7150억원, 2019년 4622억원을 올렸다. 올해도 9월까지 42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중이며, 자동차전지사업부문에서 지난해 대비 50% 이상의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내년에는 자동차전지사업부문의 독자적 흑자전환도 가능할 전망이다.

하지만 부임 이후 경영실적 면에서 승승장구한 모습을 보인 전 사장에게도 과제는 있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 대한 전세계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규모의 경제와 시장 선도 차원에서 지속적인 공장투자에 나서고 있다. 반면 삼성SDI는 신규 공장에 대한 투자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배터리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특히 국내 1위 기업인 현대·기아차에서 삼성SDI의 배터리를 아직 채용하지 않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4위를 기록하며 테슬라와 폭스바겐을 추격하고 있는 대표적인 전기차 업체다.

국내 기업과의 거래가 없다는 점에서 삼성SDI의 수요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는 주로 아우디 E-트론 EV, 포드 쿠가 PHEV, BMW 330e 등에 주로 적용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재용 부회장이 올해 들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두 차례 만나며 협력 체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다만 총수 간에 의견을 나누더라도 구체적 실무는 전사장이 진행해야 할 부분이다. 이 부회장이 멍석을 깔아놓은 만큼, 전 사장은 결실에 대한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현재 전 사장은 국내 경쟁사들이 앞다퉈 신규 공장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기술 개발을 통한 초격차 전략에 비중을 두고 있다. 실제 전 사장은 지난 창립 50주년 행사 당시 ‘새로운 50년’을 위한 3대 실행 과제를 제시하며, 초격차 기술 확보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전 사장은 “최고의 품질과 안정성을 기반으로 한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며 “차세대는 물론 차차세대 배터리까지 염두에 두고 관련 기술을 확보해 나가야 한다. 새로운 50년을 기술에 최고의 가치를 두고 기술로 시장을 리드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전영현 사장의 이러한 발언은 결국 경쟁사와 같이 양적 투자에 연연하지 않고 기술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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