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CEO 평가-배터리]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어닝쇼크·소송 장기전 해결 숙제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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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CEO 평가-배터리]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어닝쇼크·소송 장기전 해결 숙제 풀어야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0.11.24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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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탈피’ 후 배터리 세계 6위권 올려 놓아
국내외 불확실성 증가로 올해 3분기 연속 적자
‘배터리 소송’ 결과와 합의 방식, 평가 척도 전망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지난 4월 8일 화상으로 진행된 SK이노베이션 계열 신입사원 수시채용 면접 현장에서 지원자에게 격려의 말을 건네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지난 4월 8일 화상으로 진행된 SK이노베이션 계열 신입사원 수시채용 면접 현장에서 지원자에게 격려의 말을 건네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3사 중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회사다. 몇 년 전부터 석유 의존도 탈피를 천명하고 배터리 등 사업 다각화에 열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이는 모두 김준 총괄사장의 구상으로 SK이노베이션의 장기 플랜을 전두 지휘하고 있다.

김 총괄사장은 1961년 7월22일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학위를 받았다.

유공 시절 입사해 SK에너지와 SK네트웍스, SK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 SK물류실 등 다양한 계열사를 거치면서 전략 전문가로 중장기 투자와 신사업을 주도했다. 2017년도 임원인사에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에 선임될 만큼 최태원 SK 회장의 신뢰가 두텁다.

김 사장은 SK이노베이션을 점차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신사업 분야로 변모시키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톱10을 넘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미국 조지아주에 제1·2공장을 짓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올해 1~9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에서 SK이노베이션은 3.5GWh를 차지해 6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2.3배 이상 사용량이 늘었고, 순위도 9위에서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4.5GWh를 기록한 중국 비야디(BYD)와 규모 차이가 있지만 조지아 공장이 정상가동하면 톱5도 충분히 노려볼만큼 성장했다. 김 대표는 장기적으로 글로벌 배터리 톱3의 자리를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하지만 외형적 성장과 내실은 엄연히 다르다. 김 사장이 취임한 이후 4년 동안 계속되는 적자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연결기준 2017년 3조2218억원, 2018년 2조1032억원, 2019년 1조2693억원으로 계속 쪼그라들었다. 이는 국제유가 하락 및 그에 따른 정제마진 난조 등 국제 석유시장 악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같은 난관 속에서 김 사장은 배터리로의 무게추 이동을 구상했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이 사상 최악의 바닥을 보이면서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배터리 사업이 여전히 설비 증설 등 투자 일로에 놓여 당장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석유제품 수요 절벽이라는 불운이 겹쳤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분기 1조 4397억원이라는 기록적인 적자를 냈고, 2분기 4397억원, 3분기 289억원 적자를 냈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은 돼야 배터리 사업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향후 2년 동안 적자폭을 줄이면서도 글로벌 배터리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과제를 김 사장이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과의 지리한 소송전도 김 사장의 어깨를 무겁게 한다.

작년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LG화학이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낸 이후 1년 6개월이 넘었지만 두 회사의 관계는 더욱 악화됐을 뿐이다.

애초부터 SK이노베이션이 수세로 시작한 싸움이었지만 합의금 규모나 합의 자체를 떠나서 원만한 합의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실패했다는 책임론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 8월 SK이노베이션 패소로 끝난 배터리 특허침해 소송 등 소위 ‘맞불 작전’은 LG화학을 자극해 합의를 더욱 어렵게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ITC의 최종판결과 LG화학과의 합의 과정이 김 대표의 평가에 절대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편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김 사장이 특유의 뚝심으로 배터리 사업의 초석을 다진 점을 그룹에서 모를 리가 없다. 따라서 이번 연말 정기인사에서 김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위원회에서 김 사장이 에너지·화학위원장으로 재선임되기도 했거니와 무엇보다도 최 회장이 핵심 브레인으로 아끼는 등 신뢰가 두텁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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