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폭탄에도 표정관리하는 고가 주택 소유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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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폭탄에도 표정관리하는 고가 주택 소유자들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0.11.2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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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급등에도 시세차익 수억원…공제로 세부담 줄어
내년에도 상승 기대감…전문가 “집 매각 고민 많지 않어”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올해 집값 급등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상승으로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지난해보다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적지 않은 집주인들은 세금부담 보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당장 집을 매도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새로 종부세 납부 대상이 된 가구가 2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종부세 대상이 아니었던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올해 26만2000원의 종부세가 고지됐다.

이 단지 실거래가는 1년 사이 14억5000만원에서 16억원으로 1억5000만원 올랐다. 올해 처음으로 종부세 납부 대상에 오른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전용 97㎡는 13억원에서 16억2000만원으로 3억원 넘게 올랐다.

올해 종부세가 2배 가까이 상승했다는 고가 아파트들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84㎡ 실거래가는 24억원에서 28억원으로 4억원 상승했으나 종부세는 191만원에서 349만원으로 158만원 정도 오른 게 고작이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114㎡ 종부세 부담은 402만원에서 694만원으로 274만원 커질 동안 집값은 30억원에서 38억원으로 8억원이나 껑충 뛰어올랐다.

마포구의 한 아파트 보유자라는 A씨는 “집값이 많이 올랐다. 종부세 10만~20만원 정도는 기분 좋게 낼 수 있다”며 “앞으로 종부세가 지속해서 오른다고 하는데 집값도 당분간 더 오를 것 같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8월 이후 서울의 아파트 거래가 급감하고 매맷값이 보합을 유지하고 있는데도 A씨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아 보인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30을 기록했다.

이는 2013년 1월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다. 소비자동향조사의 각 지수가 100보다 큰 것은 해당 질문에 대한 긍정적 대답이 부정적 대답보다 많다는 뜻이고 지수가 100을 더 크게 웃돌수록 긍정적 응답의 비율이 더 높다는 얘기다.

조사 대상자 중 현재보다 1년 뒤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한 사람이 더 늘어나면서 이 비율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른 셈이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현재 서울은 전세난으로 저가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오르고 있고 전국 주택 가격 오름세도 꾸준해 상승 기대감이 높다”면서 “이렇다 보니 종부세가 계속 올라도 집을 내놓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집값이 내림세로 돌아서 1~2년간 유지된다고 해도 ‘보유하고 있으면 언젠가 오른다’는 믿음이 워낙 굳건해 버티는 집주인이 대부분일 것”이라며 “보유 기간이 5년 이상이면 20%, 10년 이상 40%, 15년 이상 50%를 공제해줘 사실상 부담도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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