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나가는’ 구글, 일본해 표기·앱 수수료 인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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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나가는’ 구글, 일본해 표기·앱 수수료 인상 ‘논란’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11.2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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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행세’ 강요 논란에 이례적 지명 표기까지…여론 ‘싸늘'
수수료 낮춘 애플과 비교돼…정부·산업계 반발 나서
앱 개발사들, 공정위에 구글 신고서 접수…구글, 정책 도입 시점 변경 검토
미국 법무부가 구글에 반독점소송을 제기했다. 사진은 구글 캘리포니아 본사. 사진=연합뉴스
구글 캘리포니아 본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구글에 대한 국내 여론이 싸늘하다. ‘통행세 논란’으로 산업계에 비판을 받는 데다 최근 동해를 ‘일본해’로 강조해 표기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자사의 앱 날씨 서비스에서 동해를 ‘일본해(동해로도 알려져 있음)’로 표기하고 있다. 동해 인근에 거주하는 이용자에게 날씨 정보를 제공할 때 이같이 지역명을 노출했다.

국내 서비스에서도 ‘일본해’를 강조한 표현이 사용됐다는 사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자 부정적 여론이 극에 달하고 있다. 구글의 이번 일본해 표기는 그간 유지해온 관례를 어기는 이례적 행태라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구글은 여러 나라가 각기 다른 주장을 하는 곳의 명칭은 사용자가 접속한 국가의 표기법을 따른다. 우리나라에서 구글 맵을 쓰면 ‘동해’로 표시되고 일본에서는 ‘일본해’로 표기되는 식이다. 제3국에서 접속하면 ‘일본해(Sea of Japan)와 동해(East Sea)’가 함께 쓰인다.

구글의 지역 정보 서비스는 이미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지난 8월 구글 지도에서 독도를 검색해도 아무런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국정감사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구글은 이번 일본해 표기 논란에 대해 아직 공식적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구글은 지명 표기 외에도 국내 산업계로부터 ‘갑질’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구글은 지난 9월 구글플레이 결제 정책 변경을 발표하면서 “앱 내 결제 시스템 사용 의무화를 게임 외 분야에도 적용해 30% 수수료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웹툰·웹소설·음원 스트리밍·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 최근 코로나19로 주목받고 있는 분야에서도 수익을 걷어가겠단 의도다.

국내 산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법무법인 정박과 공동 변호인단은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을 통해 24일 구글을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및 불공정거래행위로 신고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신고서를 토대로 구글의 이번 앱 내 결제 강요과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오는 26일 정기국회 마지막 전체회의를 열고 ‘구글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에 대해 살펴볼 계획이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앱 마켓별 매출 점유율은 구글플레이 63.4%, 애플 앱스토어 24.4%, 원스토어 11.2%로 나타났다. 구글플레이의 2018년 기준 국내 매출은 5조4098억원에 달했다. 지금은 시장 자체가 커져 더욱 많은 수익을 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구글의 인 앱 결제 강요에 반기를 들면 사실상 앱 개발사 입장에선 시장 퇴출과 같다.

구글의 행보는 최근 중소기업에 수수료를 낮춘 애플과 대조돼 비판이 거세다. 애플은 내년 1월1일부터 수익 올해 100만달러(약 11억원) 이하인 중소개발사에게 기존 앱 수수료 30%를 15%로 낮출 계획이다. ‘화난사람들’ 측은 당초 애플에 대해서도 함께 신고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애플의 수수료 인하 정책이 나오자 일단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구글의 앱 내 결제 시스템 확대 정책에 대한 정부와 산업계의 반발이 높아지자 계획 수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내년 1월에 정책을 변경할 계획이었으나 이 도입 시기를 내년 9월로 연기할 것으로 전해진다.

중소 앱 개발사 관계자는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비대면 시대를 맞아 성장하고 있는 국내 콘텐츠 업체를 압박하고 있다”며 “정부와 업계에서 반발하고 있지만 법적으로 이를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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