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CEO 평가-자동차②]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최악의 위기 타개할 리더십 절실
상태바
[2020 CEO 평가-자동차②]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최악의 위기 타개할 리더십 절실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11.23 1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7년 9월 사장 부임…3년 임기 끝에 최근 연장 통보 받아
‘경영 2라운드’ 돌입했지만 6년째 적자·노사 대립·생산 차질 위기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사진=한국GM 제공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사진=한국GM 제공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임기 중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벌써 6년째 적자의 늪에 빠진 가운데 올해도 적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노사 대립과 생산 차질 위기로 한국 시장 철수설까지 나돌고 있어 카젬 사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2017년 9월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에 부임한 카젬 사장은 올해 8월 말 3년의 임기를 마친 이후, 최근 미국 GM 본사로부터 임기 연장을 통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젬 사장은 1995년 GM 호주에 입사 후 GM 홀덴 생산 부문에서 여러 핵심 직책을 맡았다. 2009년에 GM 태국과 아세안 지역 생산 및 품질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2012년 GM우즈베키스탄 사장에 선임됐다. 이후 2015년 GM 인도에 합류, 최고운영책임자를 거쳐 2016년 총괄 사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최근 임기 연장으로 사실상 경영 2라운드에 돌입했지만 카젬 사장의 리더십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현재 한국GM 노사가 임금 및 단체 협약(임단협)을 놓고 갈등이 격화되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GM은 노사는 24차 단체 교섭까지 진행했지만,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회사가 올해 임단협에서 2년 주기 임금협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교섭에 진전이 없자 노조는 잔업 거부와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이날부터 25일까지 추가 부분 파업을 결정했다. 노조 대의원 71명과 간부들은 지난 20일부터 한국GM 부평공장 조립사거리에서 무기한 철야 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이로써 지난달 30일 시작된 한국GM 노조의 부분파업은 총 15일로 늘었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2일, 6일, 9~10일, 11~13일, 17~20일 등 총 12일에 걸쳐 하루 전·후반조 각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지난달 23일부터 시작한 잔업과 특근도 진행하지 않았다.

노사 갈등이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대규모 생산손실은 불가피하다. 한국GM은 지난 12일간 노조의 파업 및 잔업·특근 거부로 도합 2만대 이상의 생산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파업 연장으로 손실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노조가 부분 파업을 강행하자 한국GM은 이달 초 부평공장에 투자하기로 한 1억9000만달러(약 21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보류한 상태다. GM의 한국 철수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스티브 키퍼 미국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대표는 최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GM 노조가 생산 물량을 볼모로 삼으면서 심각한 재정 타격을 주고 있다”며 “몇 주 안에 노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장기적인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제는 현재 한국GM의 경영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GM은 이미 올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의 타격을 받아 6만대 이상의 생산 손실이 발생했다. 6년 연속 적자로 누적 영업손실은 3조1318억원에 달하고, 올해까지 7년 연속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한국GM의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과 부품 협력사들은 ‘공멸’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GM 협신회(협력업체 모임)는 지난 19일 ‘살려 달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한국GM 부평공장 서문에서 배포하면서 피켓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GM 협신회는 “생산 차질이 생기면 유동성이 취약한 협력업체는 부도 발생 등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발생해 한국GM 부품 공급망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호소했다.

한국GM이 최악의 위기 상황에 놓인 만큼 업계에서는 카젬 사장의 리더십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노사 관계 회복이 우선이다”면서 “최근 임기가 연장된 카젬 사장이 경영 능력을 증명해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